박근혜 전 대통령이 말한 ‘애국활동’이란? “태극기 집회”

입력 2018-02-18 14:41

재판 보이콧 이후 베일에 가려져 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근황과 생각 일부가 변호인을 통해 공개됐다. 최순실씨에게 징역 20년형이 선고된 지난 13일 서울구치소에서 박 전 대통령을 접견한 도태우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이 소식을 전했다. 그에게 박 전 대통령은 “아직도 애국활동 하시죠?”라고 물었다고 한다. ‘애국활동’이란 ‘태극기 집회’를 뜻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도태우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에 속해 활동하다 재판 보이콧과 함께 사임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민사사건은 계속 맡고 있어 그 대리인 자격으로 약 60분간 접견했다고 밝히며 페이스북에 이렇게 적었다.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 있어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대통령께선 보내져 오는 편지들을 읽으셨다고 하셨습니다. 보기에도 허리 등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고, 지난 10월 이전에도 장시간 앉아 있으면 안 된다는 의사 진단이 있었으나 계속 재판에 출석하여 상태가 더 악화되었고, 건강상태로 인해 재판을 받기 어려운 사정은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하셨습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민사소송 13건을 대리하고 있다. 월 4회, 각 60분씩 접견이 보장돼 있다. 도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발언’도 소개했다.

“대통령께선 접견을 마칠 무렵 저에게 ‘지금도 애국활동 하시지요?’ ‘애국단체들과 교류도 하시고요?’라고 말씀하시는 등 애국활동 하시는 분들에 대해 포괄적으로 안부 인사와 감사의 뜻을 전하셨습니다.”

도태우 변호사는 지난해 탄핵 심판 당시 서울 중구 대한문 앞과 시청광장 등에서 열린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대회'에 여러 차례 연사로 나섰다. 시민단체인 ‘법치와자유민주주의연대’에서도 활동했다. 당시 연설 등을 통해 “태극기집회로 만들어진 천우신조의 기회를 살려 애국정당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이 그에게 ‘애국활동’ ‘애국단체’란 표현을 사용해 던진 질문은 “태극기집회는 지금도 하느냐?” “태극기집회 관련 단체와 계속 교류하고 있느냐”는 물음이었다고 해석된다.

박 전 대통령은 20일에도 재판이 있고, 마침 최순실씨가 증인으로 채택돼 있다.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최씨가 증인으로 나올지는 불투명하다. 최씨는 선고 당일 구치소 측과의 상담에서 “예상보다 형이 너무 높게 나왔다”며 크게 실망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정 당국은 통상 10년 이상의 구형 혹은 선고가 나온 수용자를 상대로 심리상담 실시한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