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찍한 윙크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헝가리 쇼트트랙 산도르 류 사오린이 이번엔 고개를 숙였다. 17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전에서 한국 선수들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산도르는 이날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서이라(26 화성시청)를 추월하려다 부딪혀 나란히 미끄러졌다. 이들이 넘어지면서 뒤 따르던 임효준(22 한국체대)도 함게 미끄러졌다. 산도르는 실격됐고, 서이라는 다시 일어나 완주해 동메달을 거머줬다.
산도르는 경기가 끝난 뒤 서이라와 임효준에게 사과했다. 그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부에서 “한국 선수들을 넘어뜨려서 매우 속상하고 미안하다”고 밝혔다. 이어 “치고 나가는데 집중하느라 누군가 내 앞에 있다는 사실도 깨닫지 못했을 정도였다”며 “내가 누구와 부딪혔는지도 몰랐다. 한국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재차 사과했다.
산도르는 깜찍한 윙크로 온라인에서 주목을 받았다. 지난 10일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선에서 ‘윙크’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경기 직전 이름을 호명하자 양쪽 눈썹을 번갈아 가며 손가락을 훑은 뒤 윙크를 날렸다. 이 장면은 1000m 결승전에서도 계속됐다. 중계 카메라에는 산도르의 윙크를 따라하는 자원봉사자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국내 네티즌들은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망친 산도르에 대해 관대했다. 네티즌들은 그의 SNS에 비난을 자제하자는 글과 함께 수고했다는 인사를 전했다. 여자 500m 결승에서 최민정의 실격으로 동메달을 딴 킴 부탱에게 비난을 퍼붓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한편, 산도르가 ‘윙크’를 보낸 주인공은 영국 쇼트트랙 선수인 그의 연인 엘리스 크리스티였다. 엘리스는 이날 1500m 준결승에서 중국의 리진위와 충돌해 미끄러지는 불운을 겪었다. 충격으로 들것에 실려 후송됐지만 큰 부상을 입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도르와 엘리스 모두 한국인 전재수, 이승재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