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병원 간호사가 설 연휴기간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한 간호사의 남자친구는 여자친구의 죽음이 병원 내 괴롭힘과 관련있다는 내용의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경찰은 남자친구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수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간호사의 남자친구는 17일 SNS 익명 게시판 글을 통해 “제 여자친구의 죽음이 그저 개인적인 이유라고 생각되지 않는다”며 “그동안 간호부 윗선에서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태움’이 여자친구를 벼랑 끝으로 몰아간 요소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고 주장했다.
남자친구가 여자친구 죽음의 한 요인으로 꼽은 ‘태움'이란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으로 선배 간호사가 이유없이 후배 간호사의 말, 행동 등을 트집잡아 신체적, 정신적, 언어적으로 괴롭히는 것을 의미한다.
숨진 간호사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라는 남자친구는 숨지기 전날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이날 오전 여자친구가 “나 큰 일 났어, 무서워 어떡해?”라는 메시지를 보내와 달려가보니 멀리서 손을 벌벌 떨면서 다가왔다고 했다. 그는 여자친구가 평소에도 “출근하기 무섭다”는 말을 자주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자친구를 먼저 떠나 보낸 지금 슬픔보다 분노에 차 있다”며 “이 억울함을 풀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18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간호사 A씨는 지난 15일 오전 10시 40분께 송파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병원 기숙사가 아닌 인근 고층아파트에서 투신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간호사가 소속된 병원 관계자들을 불러 남자친구의 주장을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