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 내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고은 시인이 경기 수원시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수원시가 장안구 상광교동 광교산 자락에 주거 및 창작공간을 제공한 지 5년 만이다.
18일 고은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고은 시인은 수원시에 “올해 안에 계획해뒀던 장소로 이주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시인은 2013년부터 수원시 ‘문화향수의 집’에 거주하며 창작 활동을 해왔다.
고은재단 측은 “시인이 지난해 5월, 퇴거를 요구하는 광교산 주민들의 반발을 겪으면서 수원시가 제공한 창작공간에 거주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고, 이주를 준비해 왔다”면서 “‘자연인’으로 살 수 있는 곳에 새로운 거처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 관계자는 또 “시인이 더 이상 수원시에 누가 되길 원치 않는다는 뜻도 전해왔다”고 덧붙였다.
수원시는 고은 시인의 뜻을 받아들일 예정이다. 올해 고은 시인 등단 60주년을 기념해 추진할 예정이었던 문학 행사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고은 시인은 ‘인문학 도시 구현’을 목표로 하는 수원시의 요청으로 2013년 8월에 안성에서 현재 광교산 주택으로 입주했다. 수원시는 민간인으로부터 사들인 주택을 리모델링해 고은 시인에게 제공했고, 전기료와 상하수도요금을 모두 지원하고 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