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비상근무를 하던 경찰이 손가락을 심하게 다친 어린이를 도와 치료받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경북지방경찰청 제3고속도로순찰대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비상근무 중이던 황영곤(50)경위와 설환철(45)경사는 비상등을 켠 채 고속도로 갓길을 달리는 승합차 한 대를 발견했다. 두 사람은 차량에 접근해 상황을 파악했다.
차량에 타고 있던 정모(37·여)씨는 “아들이 승합차 문에 손가락이 끼이는 사고가 나 갓길 운행을 하게 됐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정씨의 말을 들은 황 경위와 설 경사는 차량 내부를 살펴 부상당한 서모(6)군을 확인했다.
서군은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다친 상태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울고 있었다. 서군은 얼굴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심한 출혈을 보였고 황 경위는 이를 본 즉시 사이렌을 울리며 순찰차 운전대를 잡았다. 설 경사는 정씨 모자를 안심시킨 뒤 계명대 동산의료원에 전화해 협조 요청했다.
사이렌 소리가 울리자 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들은 길을 터줬다. 교통체증 등으로 약 30분이 걸리는 거리를 10여분 만에 달린 이들은 병원에 무사히 도착했다. 서군은 응급처치를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속도로순찰대 관계자는 “설 당일에도 근무를 하다 환자를 구한 두 경찰관은 담담한 듯하지만 보람을 느꼈을 것”이라며 “서군의 치료가 끝나자마자 어머니 정씨가 감사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고 전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