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도 즐기는 ‘긍정왕’… 서이라 매력 폭발

입력 2018-02-18 07:55 수정 2018-02-18 08:05
강원 강릉시 올림픽선수촌에서 서이라가 카메라로 취재진을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서이라(26·화성시청)는 값진 동메달을 따낸 뒤 아쉬워하지 않았다. 밝게 웃으며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결과는 생각하지 않고 축제를 즐기고 싶다”고 했다.

서이라는 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에서 류 샤오린 산도르(헝가리), 임효준(22·한국체대)과 함께 넘어지며 금메달을 놓쳤다.

서이라는 "넘어지기도 했고,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한국에서 열린 첫 동계올림픽이고 나에게도 첫 올림픽이기 때문에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나 혼자의 힘으로 딴 메달이 아니다. 감독님, 코치님, 트레이너 선생님들 덕분이다. 응원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서이라는 "산도르가 넘어지면서 효준이가 걸려 넘어졌고, 효준이한테 내가 걸린 것 같다. 경기를 하다보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모든 선수들이 금메달을 원하지만, 올림픽은 축제라고 하지 않나. 성적과 상관없이 멋진 경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만족스럽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결과는 생각하지 않고 마음껏 축제를 즐기고 싶다"며 긍정왕 면모를 과시했다.

서이라는 지난 1500m에서 아쉽게 준결승에서 탈락했지만 “꿀잼이었다”며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감사하다”고 밝혀 눈길을 모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1000m 결승에서 임효준과 서이라가 충돌하고 있다. 서이라는 뒤늦게 일어나 동메달을 획득, 임효준은 4위에 그쳤다. 윤성호 기자

서이라에게는 이날 준준결승이 가장 힘든 레이스였다. 임효준, 황대헌(19·부흥고)과 한 조에 편성돼 한국 선수 셋 중 한 명은 떨어져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서이라는 "결승이라 생각하고 임했다. 경기에 들어가기 전 '누가 올라가든 축하해주자'고 했다. (떨어진) 대헌이가 응원도 해줬다"고 전했다.

서이라는 500m와 5000m 계주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20일 출전하는 500m에 대해 “선수로서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