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목에 건 최민정, “나흘 전 눈물과 오늘의 눈물은 비슷하면서 달라”

입력 2018-02-17 23:10 수정 2018-02-17 23:22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최민정이 17일 강원도 강릉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후 기뻐하고 있다. 강릉=김지훈 기자

“나흘 전 눈물과 오늘의 눈물은 비슷하면서 다르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최민정이 또 눈물을 흘렸다. 나흘 전 쇼트트랙 여자 500m에서 다 잡은 은메달을 실격 판정으로 놓친 후 울었던 최민정은 이번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첫 올림픽 무대에서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3관왕 도전을 이어간다.

최민정은 17일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24초948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중국의 리진위(2분25초703)를 0.755초 차로 제치고 압도적인 금메달을 거머쥔 최민정은 결승선을 통과한 후 팔을 펄쩍 들고 활짝 웃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최민정이 17일 강원도 강릉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후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기다리고 있던 김선태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과 감격의 포옹을 한 최민정은 눈물을 쏟아냈다. 나흘 전 흘린 아쉬움의 눈물과 다른 기쁨의 눈물이었다.

경기를 마친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민정은 눈물의 의미에 대해 “오늘 눈물이 났던 거는 그동안 고생했던 것들이 생각이 나서다”며 “나흘 전 눈물과 비슷하면서도 성적은 완전히 다르니 두 눈물은 같으면서도 다른 거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시상대 맨 위에 서)이게 진짜 뭐 꿈인가 싶을 정도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올림픽 무대를 바라보고 혼신의 힘을 다해온 최민정은 “(준비하면서)신체적으로도 힘들었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다”면서도 “ 김선태 감독을 비롯, 많은 분이 도움을 주시고 믿어주셔서 이겨낼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최민정은 자신을 뒷바라지 해온 가족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그는 “훈련하고 경기를 치르고 다니느라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없었다”면서 “나를 희생해준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여행지에 대해서 그는 “엄마가 가고 싶은 곳이고, 많이 힘드셨는지 휴양지를 원하신다”고 밝혔다.

쇼트트랙 여자 1000m와 3000m 계주를 남겨둔 최민정은 3관왕 가능성이 점쳐진다. 3관왕 등 예측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말에 그는 “그동안에 성적을 토대로 기대를 해주시는 것 같다”며 “부담감은 선수가 감당해야 하는 몫이고 자리에 맞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연하게 답했다.

숙소로 돌아가 하고 싶은 것으로 최민정은 “우선 푹 쉬고 싶고 다음 종목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메달을 목에 건 순간에도 그는 다음 종목을 준비, 올림픽 다관왕을 정조준 하고 있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