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켈레톤의 향후 10년은 윤성빈의 시대다.”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선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총감독은 묵직한 목소리로 윤성빈의 시대가 왔음을 강조했다.
이 총감독은 16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윤성빈의 금메달이 확정된 직후 언론과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에 앞서 눈물을 흘렸다고 밝힌 이 총감독은 “마음을 추스르고 오후에 있을 봅슬레이 남자 2인승(서영우·원윤종) 훈련에 들어가야 한다”며 “이 훈련 결과에 따라 메달의 향방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윤성빈이 따낸 스켈레톤 금메달의 기쁨을 넘어 봅슬레이 남자 2인승 메달을 이 총감독은 정조준했다.
윤성빈의 금메달 쾌거에 대해 이 총감독은 “금메달이 너무 기쁘고 김지수도 6등으로 선전했다”며 “이제 한국은 스켈레톤 불모지나 낙후된 대표팀이 아니라 스켈레톤 최강국이다”라고 자신있게 밝혔다. 이어 그는 “마르틴스 두쿠르스가 아닌 윤성빈의 시대이고 깜짝 성적을 낸 김지수도 갈고 닦으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금·은 모두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시대를 활짝 연 윤성빈과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김지수가 성장한다면 이 총감독의 기대가 베이징에서 현실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달 열린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밝힌 ‘금메달 2·동메달 1’의 목표에 대해 이 총감독은 “제가 거짓을 말씀드린 것도 아니고 즉흥적으로 한 말도 아니다”며 “철저히 준비되고 계획된 것이었다.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훈련이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그게 지금 성공의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함께 윤성빈의 금메달을 위해 노력해온 코칭스태프에 대해 이 총감독은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국내 코치 11명, 외국인 코치 8명 등이 철저하게 계획적으로 선수관리를 했다”며 “영양, 육상, 웨이트트레이닝, 의무 등 각 파트가 하나가 돼 금메달이라는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부의 지원과 도움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 기간 선수들의 체력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 총감독은 대한체육회와 긴밀하게 공조했다. 경기장인 올림픽슬라이팅센터가 위치한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웨이트트레이닝도 같은 건물에서 했다. 선수들이 찬바람을 맞지 않고 체력을 비축, 훈련과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다. 이 총감독은 “최소한으로 윤성빈이 체력을 소모하도록 해 4차 주행까지 스타트에서 엇비슷한 기록이 나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 총감독은 “스켈레톤이나 봅슬레이처럼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나 기업의 후원이 이어진다면 고생하고 있는 다른 동계스포츠 종목에서도 3~5년 안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며 “저희가 해냈기 때문에 안 된다고 볼 수 없고,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에도 도움이 이어진다면 2022년 베이징이 또 다른 평창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