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매 사상 첫 금메달 딴 윤성빈, “하루 종일 자고 싶어요”...한국 스켈레톤 미래도 고민

입력 2018-02-16 14:44
스켈레톤의 새 황제로 등극한 윤성빈이 16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슬라이팅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4차 주행을 마치고 들어오는 모습. 평창=윤성호 기자

“휴대전화 꺼놓고 하루 종일 자고 싶어요.”

한국 동계스포츠 사상 썰매 종목에서 최초 금메달을 일군 ‘새 황제’ 윤성빈(24)이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로 꼽은 것은 ‘잠’이었다. 금메달의 영광을 안고 ‘꿀잠’을 잘 윤성빈이지만 그는 한국 스켈레톤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었다.

윤성빈은 강원도 평창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3분20초55의 성적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경기를 마친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성빈은 담담히 기쁨을 말했고, 한국 스켈레톤의 미래를 고민했다. 우선 그는 경기장을 찾은 어머니와 외할머니에게 “추운 날씨 속에 고생 많이 했을텐데 잘 마쳤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윤성빈은 자신의 레이스에 대해선 “마지막 순간까지 처음 런을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했고 그 덕분에 1~4차까지 모든 결과가 좋았던 거 같다”고 분석했다.

스켈레톤의 새 황제로 등극한 윤성빈이 16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슬라이팅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4차 주행을 마친 후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는 모습. 평창=윤성호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환희의 순간 속에서도 윤성빈은 한국 스켈레톤의 미래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다고 해서 모든 걸 접지 않고 제 금메달을 시작으로 스켈레톤이라는 종목을 알리고 많은 인재를 발굴해야 한다”며 “저 이후에 좋은 선수들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영광을 발판으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그 이후까지 고민해야 한다는 통찰이 담긴 발언이었다.

성적의 비결로는 충북 진천군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진행한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윤성빈은 꼽았다.

마지막으로 윤성빈은 4차 주행을 앞두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묻는 말엔 “금메달을 확신하지는 않았지만 (앞선 기록이 좋아) 4차 주행을 앞두고 여유 있고 침착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평창=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