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이윤택 연출가,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 사퇴

입력 2018-02-16 10:28 수정 2018-02-16 11:06
사진=뉴시스

성추행 사실을 시인한 유명 연극 연출가 이윤택(66·사진)이 맡고 있던 극단 연희단거리패 밀양연극촌 30스튜디오의 예술감독 직책에서 모두 물러났다.

연희단거리패는 15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이 연출가와 관련된 불미스러운 사건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며 “단원들은 깊은 성찰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피해자들이 극단 안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상처 받았다는 점에서 극단 선배들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며 마음 깊이 반성하고 있다”라고 사과문을 올렸다.

이어 “상처받은 피해 당사자와 동시대 연극을 하고 있는 연극인에게도 사과드린다”며 “연극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믿고 아껴준 관객에게도 사과드린다. 자숙의 시간을 갖고 연극인과 관객에게 새롭게 다가가는 방법을 고민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연희단거리패의 김소희 대표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선생님이 정말 사과를 하고 싶어하신다”며 “‘정말 잘못했고 인식이 없었던 부분’이라며 ‘앞으로 연극 작업을 안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라고 밝혔다. 또 공연 중인 연극 ‘수업’과 다음 달 1일 개막하는 ‘노숙의 시’뿐 아니라 예정된 공연을 모두 취소했다”라고 말했다.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는 전날 과거 이 연출가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아래는 연희단 거리패 사과문 전문.

극단 연희단거리패는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연희단거리패는 이윤택 연출가와 관련된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죄송하단 말씀 먼저 드립니다. 연희단거리패 선배 단원들은 깊은 성찰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이 극단 안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상처를 받았다는 점에서 극단의 선배들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며 이번 사태에 대해 마음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상처받은 피해 당사자 분들께 사죄 드립니다.
동시대 함께 연극을 하고 계시는 연극인 여러분께도 사과 드립니다.
연극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믿고 저희를 아껴주신 관객 여러분께도 머리숙여 사과 드립니다.

이윤택 연출은 연희단거리패, 밀양연극촌, 30스튜디오의 예술감독직에서 모두 물러났습니다. 앞으로 연희단거리패는 부끄럽지 않은 단체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자숙의 시간을 갖고 연극인들과 관객분들께 새롭게 다가가는 방법을 고민하겠습니다.

2018년 2월 15일

극단 연희단거리패 대표 김소희 외 일동 올림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