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총기난사범, SNS에 이상 징후?…권총·동물살해 글 올렸다

입력 2018-02-16 00:05
미 플로리다주 남부 파크랜드의 매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14일 오후(현지시간) 총격 사고가 발생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학교로 모여든 학부모들이 초조하게 자식들의 안부를 기다리고 있다. 총격범은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그의 신원과 정확한 희생자 수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플로리다 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최소 17명이 목숨을 잃는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체포된 용의자 니콜라스 크루스는 19세 남성으로 이 학교에 다니다가 교칙 위반으로 퇴학 당한 학생이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14일 오후 3시쯤(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남쪽 브로워드 카운티의 파크랜드에 있는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발생했다. 수업 종료 직전 누군가 반자동 소총인 AR-15를 난사했고 경찰은 크루스를 용의자로 체포했다.

사건 동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평소 크루스를 알던 주변인들은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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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스는 학교를 다니던 중에도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외톨이었다. 여학생을 쫓아다니며 위협하는 등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했다. 이 학교의 수학교사이자 크루스의 담임을 맡은 적 있다는 짐 가드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크루스는 다른 학생들에게 잠재적 위협 인물이었다”며 “학교 당국이 크루스가 배낭을 메고 학교에 들어오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경고 메일을 교사들에게 보낸 적도 있다”고 말했다.

크루스의 소셜미디어에는 범행을 예고하는 듯한 게시물도 있었다. 그는 권총으로 자신의 얼굴을 겨눈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또 동물을 죽이는 것과 관련된 이야기를 게시하는 등의 이상 징후를 보이기도 했다. 그와 친구였던 다코타 멘처는 “크루스가 자신의 집 뒤뜰에서 공기총으로 사격연습을 하고 있다는 말을 한 적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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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스는 지난해 전 여자친구의 새 남자친구와 싸움을 한 뒤 학교에서 퇴학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2학년생인 빅토리아 올베라가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올베라는 “크루스가 여자친구에게 매우 폭력적이었다”며 “만일 누군가 이런 일(총기 난사 사건)을 저지른다면 바로 그 사람일 거라는 생각을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학교 안전지구 경찰 책임자인 로버트 룬시는 14일 기자회견에서 “이런 상황에서는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조짐들이 있다”면서도 “이번 경우에는 그 어떠한 경고도 나타나지 않았고, 전화나 위협도 없었다”고 밝혔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