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응원단 깜짝 공연 펼쳐...강릉올림픽파크를 수놓은 평화의 하모니

입력 2018-02-15 18:26
북한 취주악단 및 응원단이 15일 강원도 강릉올림픽파크 내 라이브사이트에서 깜짝 공연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강릉=이상헌 기자

“안녕하십니까. 제23회 동계올림픽을 위한 응원 공연을 시작하겠습니다.”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북한 취주악단 및 응원단 사회자는 힘차게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북한 취주악단의 연주가 시작되자 응원단은 박수를 치며 호흡을 맞췄다.

북한 취주악단 및 응원단 200여명은 15일 강원도 강릉올림픽파크 내 라이브사이트에서 30여분 간 야외 공연을 진행했다. 깜짝 공연을 보기 위해 수백 명의 인파가 몰렸다.

라이브사이트에서 스탠딩 공연을 위해 북한 취주악단 및 응원단이 들어서자 관객들은 “반갑습니다” “환영합니다” 등을 연호하며 뜨겁게 맞았다. 깜짝 공연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평화올림픽 분위기도 더욱 무르익었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반갑습니다’를 첫 곡으로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됐다. 익숙한 선율에 관객들도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어 ‘아리랑’이 연주되자 지난 9일 열린 개회식 때의 감동이 재현되는 분위기였다. 관객들은 다함께 “아리랑~아리랑~”을 불렀다.

다양한 레퍼토리의 공연이 이어졌고 쉽게 보기 힘든 북한 취주악단 및 응원단의 모습에 많은 관객이 관심을 보였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로 활동 중인 송인석(46·여)씨는 “방송에서만 보던 것을 현장에서 직접 보니 생생하다”며 “북한 사람들이 한국에서 이렇게 공연하는 게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 관객 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북한 취주악단 및 응원단 공연에 주목했다. 미국 하와이에서 온 로리 랜킨(51)씨는 공연을 본 직후 “북한 응원단의 관현악 연주가 클래식컬 했고 흥미로웠다”며 “정치적인 문제를 떠나 음악을 모두 함께 즐기면서 평화의 하모니를 구현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이런 게 올림픽 정신”이라고 했다.

취주악단 및 응원단 사회자가 “이상 공연을 마치겠습니다. 다음에 또 만납시다”라고 말하며 공연은 마무리됐다. 취주악단 및 응원단이 손을 흔들며 라이브사이트를 빠져나가자 관객들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말 예뻐요” 등 환호성을 건네며 작별 인사를 했다.

강릉=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