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 연휴 기간 안방에서는 특선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경기들이 펼쳐진다. 지상파 3사는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이나 특선영화에 공을 들였던 예년과 달리 평창 동계올림픽 중계에 집중한다. 연휴 기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될 ‘빅게임’이 차례로 열리기 때문이다.
연휴 첫날인 15일 스타트는 여자 컬링이 끊었다. 김은정(스킵)과 김영미(리드), 김선영(세컨드), 김경애(서드), 김초희(후보)로 이뤄진 대표팀은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여자 컬링 예선 1차전에서 세계 최강 캐나다와 맞붙었다. 결과는 8대 6 완승이었다.
레이첼 호먼이 이끌어 ‘팀 호먼’으로 불리는 캐나다 대표팀은 지난해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에서 13전 전승으로 정상에 오른 강적이다.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대표팀은 이날 오후 8시 5분 같은 장소에서 일본과 예선 2차전을 갖는다.
비슷한 시각,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는 단연 눈에 띄는 ‘빅게임’이 열린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이승훈의 10000m 경기다. 이승훈은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유럽 선수들의 강세 속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이승훈은 “내가 포기하면 한국의 10000m는 사라진다”며 한국 빙속의 장거리 명맥을 잇겠다는 목표를 밝혀왔다. 그의 질주는 오후 8시 시작된다.
오후 9시에는 남자 아이스하키 경기가 펼쳐진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남자 조별리그 1차전에서 체코와 맞붙는다. 이 경기는 남자 대표팀의 올림픽 데뷔전이기도 하다.
스켈레톤 세계 1인자 윤성빈과 깜짝 선전한 김지수도 유쾌한 연휴의 시작을 알렸다. 15일 평창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스켈레톤 남자 1, 2차 주행에서 윤성빈은 트랙 신기록을 두 번이나 갈아치우며 중간합계 1분40초35를 기록, 1위에 올랐다. 김지수 역시 1분41초66으로 6위를 차지해 메달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종 순위가 정해질 두 사람의 3, 4차 활주는 설날 아침 9시30분에 시작된다.
지난 9일 팀이벤트 경기에서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던 남자 피겨스케이팅 차준환도 16일 쇼트프로그램에 나선다. 차준환은 올 시즌 훈련 도중 발목고 고관절 부상을 입는 악재 속에서도 훌륭한 올림픽 데뷔전을 치렀다.
17일은 ‘쇼트트랙 데이’다. 오후 7시 여자 1500m 예선에 출전하는 최민정, 심석희, 김아랑이 시작을 알린다. 세 사람은 각각 1, 2, 3조에 차례로 배정돼 경기를 치른다. 임효준, 황대헌, 서이라가 나란히 예선을 통과한 남자 1000m 준준결승도 이날 펼쳐진다.
아쉬운 점은 남자 쇼트트랙 3인방이 준준결승에서 한 조에 편성됐다는 점이다. 각 조에서 상위 2명에게만 주어지는 준결승 티켓을 두고 우리나라 선수 3명이 대결해야 한다. 이들은 1조에 배치돼 프랑스의 티보 포코네와 함께 달린다. 만약 포코네가 반칙을 저지르는 등의 특수한 상황이 일어나면 어드밴티지로 세 명 모두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다.
연휴가 끝난 다음 날인 18일 오후에는 이승훈, 김민석, 정재원이 함께 뒤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준준결승이 있다. 또 한국 ‘빙상 여제’ 이상화가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 출전해 대회 3연패에 나선다.
◆ 연휴 기간 우리나라 출전 경기
15일 (오후 8시 부터)
▲바이애슬론 - 오후 8시 남자 개인 20㎞, 티모페이 랍신 출전
▲아이스하키 - 오후 9시10분 남자 조별리그 1차, vs 체코
▲루지 - 오후 9시30분 팀 계주, 임남규·성은령·아일렌 프리슈·박진용·조정명 출전
16일
▲컬링 - 오전 9시5분 남자 예선 4차, vs 노르웨이
오후 2시5분 여자 예선 4차, vs 덴마크
오후 8시 5분 남자 예선 5차, vs 캐나다
▲스켈레톤 - 오전 9시30분 남자 1인승 3·4차 활주, 윤성빈·김지수 출전
오후 9시20분 여자 1인승 1·2차 활주, 정소피아 출전
▲피겨스케이팅 - 오전 10시 남자싱글 쇼트프로그램, 차준환 출전
▲알파인스키 - 오전 10시15분 여자 회전, 강영서·김소희 출전
▲크로스컨트리 - 오후 3시 남자 15㎞ 프리, 김마그너스·김은호 출전
▲프리스타일 스키 - 오후 8시 여자 프리스타일 에어리얼, 김경은 출전
▲스키점프 - 오후 9시30분 남자 라지힐 개인 예선, 최서우·김현기 출전
17일
▲프리스타일 스키 - 오전 10시 여자 스키 슬로프스타일 예선, 이미현 출전
▲컬링 - 오후 2시5분 남자 예선 6차, vs 영국
오후 8시5분 여자 예선 5차, vs 영국
▲아이스하키 - 오후 4시40분 남자 조별 예선 2차, vs 스위스
▲쇼트트랙 - 오후 7시 여자 개인 1500m 예선, 최민정·심성희·김아랑 출전
오후 7시44분 남자 개인 1000m 준준결승, 임효준·황대헌·서이라 출전
▲바이애슬론 - 오후 8시15분 여자 단체 출발 12.5㎞, 고은정·문지희·안나 프롤리나·에카테리나 에바쿠모바·정주미 출전
▲스켈레톤 - 오후 8시20분 여자 3·4차 활주, 정소피아 출전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