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영 “동생이 봐도 오늘 경기는 만족스러웠을 것”

입력 2018-02-12 23:00 수정 2018-02-12 23:02
노선영이 12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1500m 경기에서 역주하고 있다. 강릉=김지훈 기자

“아마 동생이 봤어도 오늘 경기는 만족스러웠을 것 같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1500m 경기가 열린 12일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장. 노선영의 이름이 호명되자 관중석에서 함성 소리가 터져 나왔다. 5조 아웃코스에서 출발한 노선영은 첫 번째 랩타임을 26초44에 끊었다. 최종 기록은 1분58초75. 메달권은 아니었지만 준비기간이 짧았던 것을 감안하면 그리 나쁘지도 않은 성적이었다. 경기 결과를 떠나 레이스를 마친 노선영에게는 또 한 번 박수가 쏟아졌다.

노선영은 통산 4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대회 직전에는 대한빙상연맹의 착오로 올림픽에 나서지 못할 위기를 겪기도 했다. 극적으로 출전권을 딴 그는 2016년 어깨 골육종으로 세상을 먼저 떠난 동생 노진규를 떠올렸고, 평창올림픽 출전을 결심했다.

경기를 마친 노선영은 “후회가 남지 않도록 진짜 최선을 다해서 하고 싶었다. 부담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를 마치니 후련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힘들게 출전한 만큼 오늘 올림픽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 4년 동안 준비한 기회를 허무하게 날리기 싫었다”며 “제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가장 멋지게 타고 싶었다. 동생이 봤어도 만족스러운 경기였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노선영은 “많은 관중 여러분이 응원해주셔서 힘이 났고 타기 전에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그래서 더 잘 탈 수 있었다”며 홈 응원을 해준 관중들에게 고마움도 표했다.

개인 종목을 마친 노선영은 주종목인 팀 추월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그는 “오늘 경기가 좋은 훈련이 됐다. 오늘 경기를 발판삼아 팀 추월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강릉=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