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의 소속팀 헬라스 베로나가 11일 밤 ‘2017-2018 세리에A 24라운드’ 삼프도리아 원정경기에서 0대 2로 완패했다. 이승우는 대기명단에 포함됐지만 출전하지 못했다.
이승우는 2011년 초등학교를 졸업한 13살의 어린 나이에 바르셀로나 유스팀 ‘라 마시아’에 입단했다. 백승호에 이어 한국인으론 두 번째였다. 국내 각종 초등부 대회를 휩쓸며 대형 유망주로 꼽혔던 이승우에게 국제적 관심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승우는 바르셀로나 후베닐A와 B팀 등 유소년 팀만 전전하다 결국 자리를 잡는 데 실패했다. 지난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반전의 기회를 잡고 출전 시간을 부여받기 위해 세리에A에 새롭게 승격한 헬라스 베로나로 이적했다. 하지만 그곳에도 이승우의 자리는 없었다.
최근 이승우의 상황이 좋지 못하다.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로 불리며 최고의 유망주로 꼽혔던 그의 앞날에 점점 더 먹구름이 끼고 있다. 시즌 전반기 출전 기회를 거의 보장받지 못하며 시련의 기간을 보낸 이승우는 팀 동료 다니엘 베사가 제노아로 이적하고 지암파올로 파치니가 스페인 레반테로 임대돼 경쟁자가 줄었다. 하지만 현재 17세의 어린 선수 모이스 킨에게도 밀리는 처지다.
파비오 페치아 베로나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0대 2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도 이승우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이승우는 어느새 20세에 접어들었다. 동갑내기인 킬리안 음바페는 역대 이적료 2위에 해당하는 1억8000만 유로(약 2386억원)를 기록하며 지난여름 이적시장에서 파리 생제르망 유니폼을 입었고, 마커스 래쉬포드 역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선수로 자리 잡았다.
이외에도 같은 나이 유망 선수들은 이미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으며 대표팀에서 부름을 받고 있다. 한때 세계 최고 유망주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이승우는 그들에 비해 크게 뒤진 상황이 됐다.
19일 열일곱 번째 생일을 맞는 이강인은 11일 발렌시아 B팀 원정에 동행해 함께 일정을 소화했다. 이강인은 꾸준한 활약을 바탕으로 1군 선수들과 함께할 기회를 엿보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승우와 과거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백승호 역시 비록 3부 리그지만 스페인 지로나B에서 자리를 잡아가며 1군 승격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이승우는 남은 축구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시기에 서 있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서서 실전 감각을 익혀야 한다. 어린 마음에 당장 더 큰 무대를 꿈꾸기 보단 이강인과 백승호처럼 한 발 물러선 채 인내심을 갖고 천천히 올라가야 할 때다.
송태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