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환 “성화대 불기둥은 30개의 굴렁쇠… 88올림픽 오마주”

입력 2018-02-11 19:26
(사진=뉴시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 개막 후 김연아 선수가 마지막 선수로 성화 점화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을 맡은 송승환 감독은 10일 평창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개회식의 숨겨진 이야기를 전하며 소감을 밝혔다.

송 감독은 김연아 선수를 최종 성화 봉송 주자로 선택한 과정에 대해 설명하며 “김연아 선수는 몇 달 전부터 최종 주자로 조직위와 협의를 마친 상황이었다. 다만 성화를 어떻게 붙일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 이후에도 계속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김연아 선수가 계단을 뛰어올라갈지, 아니면 그냥 위에서 받아서 붙일지 등 여러 아이디어가 모여서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성화대 밑에서 아이스 댄스를 하는 장면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88올림픽 '굴렁쇠 소년'

성화 점화 방식에 대한 추가 설명도 이어갔다. 송 감독은 “어제 불기둥이 올라가서 성화대에 점화가 됐는데, 30개의 굴렁쇠에 불이 붙어서 올라간 것”이라며 굴렁쇠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굴렁쇠 30개는 88올림픽으로부터 30년 만에 올림픽을 하는, 그 30년을 뜻하는 30개의 링”이며 “88올림픽 때 세계인에게 깊은 인상을 줬던 ‘굴렁쇠 소년’의 그 굴렁쇠에 대한 오마주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개회식 초반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던 인면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송 감독은 “한국의 과거를 고구려에서 시작하려 했고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고분 벽화 속 백호, 청룡, 주작, 현무와 함께 인면조를 등장시켰다”고 전했다. “평화를 다 같이 즐기는 한국의 고대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의도를 설명하기도 했다. 고구려의 덕흥리 고분벽화에 묘사된 인면조는 사람 얼굴을 한 새로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존재’다.

송승환 감독은 “예정한 것의 90% 이상을 보여줬다”며 “적은 예산 때문에 힘들기도 했지만 그 때문에 크리에이터들은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짜기 위해 노력했고 오히려 더 효과적인 계획을 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