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강원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 하키 예선 남북 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 문재인 대통령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를 하는 두 사람이 양옆에 앉아 있다. 그리고 가운데에 앉은 자신을 두고 서로 친밀하게 이야기를 나눈다. 상상만으로도 어색한 상황. 10일 평창올림픽에서 이런 장면이 잠시 연출됐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1차전 경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사이에 있던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이야기다.
이날은 남북 단일팀 첫 경기가 열린 날인만큼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남 상임위원장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는 날이었다. 할 말이 적지 않았음은 짐작으로도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취재진 카메라에 두 사람이 바스 위원장을 사이에 두고 긴밀하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 1부부장이 앉아있는 쪽으로 생수를 건넸다. 바흐 위원장은 뒤편에서 물을 받은 듯 보였다.
사진공동취재단
10일 저녁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스위스의 1차전 경기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북한 김영남 상임위원장, 김여정 부부장, 이이희범 조직위원장이 경기 관람 및 응원을 위해 자리하고 있다. 앞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응원하는 북한 응원단. 뉴시스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바라면서 무언가 말을 거는 장면이 있었다. 김여정 부부장의 시선도 문재인 대통령을 향했다.
10일 저녁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스위스의 1차전 경기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그 옆에 김여정 부부장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10일 저녁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스위스의 1차전 경기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뉴시스
바흐 위원장은 김영남 상임위원장 쪽을 쳐다보며 경청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사진공동취재단
그러나 대화는 더 깊어졌던 모양이다. 이후 촬영된 사진 두 사람은 얼굴에 한껏 미소를 머금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두 사람의 사이가 가까워질수록 바흐 위원장의 두 손이 더 모인 것처럼 보였다. 어떤 각도에서 촬영된 사진에서 바흐 위원장의 모습이 아예 보이지 않기도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려는 듯 손을 귀에다 가져댄 채 몸을 앞으로 바짝 당겼다. 바흐 위원장의 통역으로 보이는 이도 두 사람의 말을 듣고 전달하려는 듯 귀를 쫑긋 세웠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1차전 남북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를 관전하던 중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1차전 남북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를 관전하던 중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10일 오후 강원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 하키 예선 남북 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 문재인 대통령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1차전 남북단일팀과 스위스의 경기를 관전하던 중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 두 번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청와대 제공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이날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스위스의 경기에서8대0으로 완패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기 후 김영남 위원장, 김여정 부부장과 함께 선수들에게 가서 격려의 말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은 푹 쉬고 다음 경기를 잘 합시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세요"라고 말하며 일일이 악수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