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팀 첫 경기 치른 북 정수현 “최대의 영광”... 남 박종아 “남은 경기 최선”

입력 2018-02-11 00:18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1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첫 경기 스위전에 출전하고 있다. 뉴시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최종 성화주자 김연아에게 성화를 건넸던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박종아(남측)와 정수현(북측)이 10일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위스와의 조별예선 1차전에서 0대 8로 패한 뒤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종아는 경기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호흡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수현은 “우리가 스위스에게 실력은 뒤지지만 정신력에선 뒤지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싸웠다”고 밝혔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과 함께 경기를 관람하며 단일팀을 응원했다.

박종아는 “문 대통령님은 우리에게 수고했다고 말씀하셨다”며 “세라 머리 감독님은 ‘아직 두 경기가 남았다. 앞으로 잘하면 본선 진출의 기회가 있다’고 말해 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국민들 앞에서 경기를 해 많이 긴장됐다”며 “큰 점수로 져 실망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두 경기가 남아 그 두 경기에 집중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아는 이번 경기를 통해 느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많은 전지훈련 통해 수비가 탄탄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수비를 보완해 다음에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정수현은 북한의 최고 간부들 앞에서 경기를 한 기분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정수현은 “최대의 영광”이라고 했고, 박종아는 “특별한 건 없었다. 많은 관중 앞에서 최고의 경기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대답했다.

정수현은 이날 관중의 뜨거운 응원에 대해 “조국에서 경기하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박종아는 “그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해 본 적 없어 긴장했다. 다른 선수들도 긴장할까 봐 걱정했다”고 설명했다.

박종아는 언어 차이에 대해 “기본적인 언어는 비슷하지만 경기 단어가 달라 서로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정수현은 “처음엔 언어의 차이로 불편했다. 하지만 나중엔 나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남측에 와서 불편한 것도 없었고, 놀라웠던 것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박종아는 개막식에서 정수현과 함께 김연아에게 성화를 전해준 것에 대해 “특별한 경험을 북측 선수와 함께해 특별했다. 리허설 없이 계단을 올라 힘들었다.”

향후 단일팀을 또 구성하고 다른 종목에서도 단일팀을 꾸렸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정수현은 “갈라진 둘보다 합쳐진 하나가 더 세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북과 남이 하나로 합치면 체육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종아는 “긍정적으로 말을 하면 경쟁 구도가 아니니 좋은 경쟁 상대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선 북측 선수가 오면 못 뛰는 우리 선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일팀은 12일 오후 9시 10분 같은 장소에서 스웨덴과 2차전을 치른다. 지난 4일 단일팀은 인천선학링크에서 스웨덴과 평가전을 치러 1대 3으로 패한 바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