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끝내 악수하지 않았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을 앞두고 열린 리셉션에서 결국 북·미 갈등이 표출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김 상임위원장과 악수하고 대화를 나눴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리는 올림픽 개회식에 앞서 각국 정상급 인사 초청 리셉션을 열었다. 리셉션에는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펜스 미 부통령, 아베 일본 총리,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 등 정상급 외빈이 참석했다.
리셉션장에서는 김 상임위원장과 펜스 부통령이 만나 악수와 대화를 나눌지에 가장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두 사람의 악수는 없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악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리셉션은 오후 6시쯤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가 지각하는 바람에 두 사람을 기다리다가 10분쯤 뒤에 행사가 시작됐다. 두 사람은 오후 6시11분에 입장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마치고 펜스 부통령, 아베 총리와 한·미·일 포토세션을 가졌고 오후 6시39분쯤 나란히 리셉션장에 입장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 자리에서 각국 정상급 외빈들과 악수를 하고 오후 6시44분쯤 퇴장했다.
청와대 설명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오후 6시30분 미국 선수단과 저녁 약속이 돼 있는 상태였다. 이 때문에 펜스 부통령의 테이블 좌석도 따로 준비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펜스 부통령은) 포토세션에 참석한 뒤 바로 빠질 예정이었지만 문 대통령이 ‘친구들은 보고 가시라’고 권해 리셉션장에 잠깐 들른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 자리에서 각 정상들과 일일이 악수했으나 김 상임위원장과는 악수를 나누지 않았다.
다만 김 상임위원장은 다른 정상급 외빈과는 대화와 악수를 나눴다. 윤 수석은 “(김 상임위원장과) 아베 총리는 악수와 얘기를 나눴다”며 “구테레쉬 유엔사무총장은 김 상임위원장과 꽤 길게 얘기를 나눴는데, 대화 내용은 총장이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음식이 맛있었다’고 하자 김 상임위원장이 ‘조선 음식이 건강식이라 유럽 사람들에게 잘 맞는다’고 한 것 등이었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