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역사를 직시하자”… 아베 총리에 ‘경고성 발언’

입력 2018-02-09 18:11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9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그간 수차례 밝혔듯 역사를 직시하면서 지혜와 힘을 합쳐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오후 강원 용평리조트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한일정상회담 자리에서 “한국과 일본이 진정한 친구가 되길 바란다”면서 “역사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 협력을 추진하자”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새로운 관계 구축을 위해 솔직하게 의견을 나눴으면 한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 정상회담은 지난해 독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동방포럼 계기에 이어 3번째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역사를 직시하면서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정상차원 간 긴밀한 소통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역사를 직시하자”고 언급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이전 정부에서 체결한 한·일 위안부 합의를 인정하지 않기로 한 것에 일본 정부가 크게 반발하자 ‘경고의 의미’를 담아 발언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올해는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가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에 대한 공동선언을 발표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라면서 “허심탄회한 의견교환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관계발전을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9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 “평창 평화올림픽을 계기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물꼬를 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아베 총리도 적극 성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창에 이어 2020년 일본 동경에서 열리는 하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우리 정부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같은 아시아 리더로서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해 협력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개막식에 참석했다”면서 “평창올림픽 성공을 도쿄올림픽 성공으로 이어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회담에서는 북한 문제에 대해 일본과 한국, 그리고 일본·한국·미국 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길 바란다”며 “동시에 일본과 한국의 미래지향적이고 새로운 관계 구축을 위해 솔직하게 의견을 나눴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