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NBC방송이 9일 ‘김여정의 방남’을 두고 “김씨 일가의 조용한 여성에서 정치가로 변신하는 상황”이라며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여정을 가리켜 “백악관으로 치면 대변인과 비서실장과 이방카를 섞어놓은 인물”이라고도 했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방남 기간에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대표단을 이끄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조우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김여정은 북한 정권 내에서 많은 역할을 담당해왔다고 보고 있다. 비밀스러운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참모 역할을 포함해 통치 감시자이자 절친한 친구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북한 권력층을 연구하는 미국 웹사이트 ‘북한 지도부 감시'의 마이클 매든 대표는 “김여정은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과 존 켈리 비서실장, 이방카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자들을 섞어놓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엄청난 힘을 가졌다. 많은 국영 언론과 문화 사업을 담당하고, 공식 성명을 승인하며 안보와 교통, 물류 등과 관련한 업무도 일부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 정부 공식 성명을 보면 그녀가 수정하거나 서명한 게 다수다.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비방한 김정은 위원장 명의 성명도 그녀 손을 거쳐 나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NBC는 김여정을 ‘쾌활한 성격’을 가졌을 것으로 추측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나오는 각종 공개행사에서 즐거워하는 모습이 많이 잡혔고 김정은과의 관계도 좋아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