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들은 8일 북한이 조선인민군 창군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진행할지 여부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북한이 외신 기자들을 초대하지 않은 채 조용히 ‘대내용’ 열병식을 진행하자 올림픽을 의식한 조치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영국 BBC 방송은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에 하루 앞서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개최한다”며 인민군 창군기념 열병식은 통상 4월에 개최되지만 올해는 2월 8일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또 북한 노동신문을 인용해 북한이 “어떤 나라라도 군 창립일을 호화로운 행사로 축하하는 것은 관습이자 매우 기본적인 상식”이라며 “열병식 개최 시점에 대해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소개했다.
미국 CNN 방송은 “지난해 열병식은 CNN을 비롯해 다수 외신들에게 공개됐으나 북한이 올해는 소수의 외교관 초청을 제외하고는 열병식 이미지를 통제하고 있다”며 대대적인 선전 없는 비공개 열병식이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NHK는 “평양 외곽에서 열병식 준비가 한창임을 보여주는 위성사진들이 공개됐다”며 한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드러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양보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별다른 외부 공개 없이 이날 오전 열병식이 끝났다는 우리 정부의 발표가 나가자 외신들은 “북한이 동계 올림픽 전날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비교적 간략하게 보도했다. ABC 방송은 우리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오전 평양에서 수만명의 사람들이 영병식을 관람했지만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연설이나 ICBM 사열 등의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열병식에 1만명이 넘는 인민군 병사들이 참여했고, 플라스틱 조화를 든 수만명의 평양 시민들이 거리에서 열병식을 축하했다”고 보도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