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대신 단죄… 英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 활동에 찬반 논란

입력 2018-02-08 16:03
Dark Justice

법 테두리 밖에서 성범죄자를 단죄하는 민간단체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에 대한 논란이 영국에서 뜨겁게 일고 있다.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은 10대 소녀로 가장해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 가입한 뒤 먼저 접근해 오는 성인 남성을 약속 장소로 나오게 한다. 이후 현장에 나온 남성의 얼굴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리고 경찰에도 신고하는 방식으로 아동 성범죄자들을 ‘사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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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이후 영국에서는 방송인과 가수 등 유명인의 아동 성범죄 사실이 밝혀지며 ‘아동 성범죄자’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들끓었다. 이 무렵부터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이란 단체를 만들었고, 현재 유사한 단체가 75개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의 활동이 법적 근거가 없는 사적 단죄일 뿐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특히 지난해 10월 한 40대 남성이 이들에게 ‘사냥’을 당해 영상이 공개된 직후 목숨을 끊으면서 경찰도 이들의 활동을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한 아동보호 전문가는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에 대해 “경찰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 사냥꾼 활동을 그만 하자고 권유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거꾸로 경찰이 오히려 이들과 협력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아 논란은 한동안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한 아동 성범죄자 사냥꾼 회원은 “우리는 불법적인 일을 하지 않는다”며 “아동 성범죄자보다 우리 아이들을 걱정해 이런 일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