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 ‘갑질 규정’ 바뀐다… 성적 발표 당기고 정기접수 연장

입력 2018-02-08 14:30
뉴시스

한국토익위원회가 토익 시험 성적 발표일을 당기고 정기시험 접수기간은 연장하기로 했다. “토익 시험 대행사인 YBM의 ‘갑질 규정’을 조사해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온 지 11일 만에 나온 대책이다.

위원회는 8일 홈페이지를 통해 “상생 협력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화답하고 취업 준비생들의 부담을 일부라도 분담하고자 △시험 성적 처리 기간 △단축 정기 접수 기간 연장 △기초 생활 수급자의 무료 응시 등 개선 대책을 2/4분기 내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토익 시험 성적은시험일로부터 16일째 발표된다. 문제는 토익 성적이 나오기 전 다음 회차 시험 접수가 마감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치러진 제348회 토익시험 성적발표는 이달 13일 이뤄질 예정인데, 제349회 토익시험 정기접수는 이보다 닷새 전인 8일 정오 마감된다. 응시생이 자신의 성적을 모르는 상태에서 다음 차례 시험을 신청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위원회는 성적처리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토익시험 주관사인 ETS에 발송하고, 한국 수험자들의 성적을 최대한 우선적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연간 치러지는 24회 시험 중 20회는 다음 시험 응시접수 마감 전 성적이 발표 된다. 나머지 4회는 ETS의 사정으로 차기 시험 접수 마감일 이후에 이루어 질 수 있다.

토익시험 정기접수 기간도 연장된다. 현재 정기접수는 시험일로부터 약 두 달 전 시작해 한 달 전 끝난다. 이후에는 특별 추가접수기간으로 분류돼 10% 인상된 응시료를 지불해야 한다.

위원회는 특별추가 접수 기간을 기존 25일에서 10∼11일로 줄이고 정기접수 기간을 14일 늘리기로 했다. 한국토익위원회 관계자는 “정기 접수 기간의 연장으로 인해 특별 추가 기간에 접수하던 수험생들 중 절반 이상의 수험생들이 10% 추가 비용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위원회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게 연 2회 무료응시 기회도 제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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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달 28일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YBM의 갑질 규정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올라와 3만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자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비판 받은 YBM의 성적 발표 규정과 비싼 응시료 등을 문제 삼았다.

청원이 등장한 지 고작 11일 만에 토익 시험 규정이 대폭 개선되자 온라인에선 되레 황당하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한 네티즌은 “그동안 할 수 있었던 걸 안 하고 있었다는 얘기 아닌가. 이렇게 쉽게 고쳐지다니 억울한 기분”이라고 했다. 시험 규정이 일부 바뀌긴 했지만 YBM에 대한 공정위 조사는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