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팀 女아이스하키 머리 감독이 북한 감독에 대해 한 말

입력 2018-02-08 13:41
사진=뉴시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세라 머리(Sarah Murray·29) 감독이 약 2주간의 공식 훈련 뒤 북한 박철호(49) 감독을 “환상적인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머리 감독은 강릉 광동하키센터에서 훈련을 마친 후 “북한에서 온 박 감독은 환상적인 지도자”라며 “그가 없었다면 단일팀을 제대로 이끌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박 감독은 모든 의견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며 “예를 들어 남·북 선수들을 같이 식사하게 하자고 하면 주저 없이 그러자고 한다. 어떤 제안을 하든 흔쾌히 수용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단일팀은 주축 선수들로 구성된 A조와 후보 선수로 구성된 B조로 나눠 훈련 중이다. 6일에는 머리 감독이 A조를, 박 감독이 B조를 전담해 지휘했다. 머리 감독은 “기대 이상으로 팀 분위기가 좋다”며 “처음 북한 선수 합류 소식을 들었을 땐 최악의 상황을 떠올렸는데 실제로 부딪혀보니 환상적”이라고 했다.

머리 감독은 선수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 팀은 3개 국어를 쓴다. 다들 소통하기 위해 손짓 발짓으로 대화하고 포옹도 한다”며 “마치 또래 소녀 같다. 그들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특별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 우리 선수들은 단일팀이 하나의 가족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과 북한 선수 12명은 지난달 25일 단일팀에 합류했다. 당시 박 감독은 “짧은 기간에 힘과 마음을 합치면 좋은 승부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경기에 지겠다는 팀은 없다. 우리의 모든 기술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훈련은 갑자기 결정된 단일팀에 대한 우려 속에 다음날인 26일부터 시작됐다. 이후 세계 5위인 스웨덴과 평가전을 4일 치렀다. 단일팀은 1-3으로 패했지만 2~3 피리어드(아이스하키는 20분씩 3피리어드로 총 60분간 진행된다)를 실점 없이 버텨내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