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 믹스더블 장혜지-이기정 한국 선수단 첫 승리

입력 2018-02-08 11:46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가 시작된 8일 오전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컬링 믹스더블 대한민국과 핀란드의 경기에서 장혜지 스위핑 하는 이기정을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한국 선수단 첫 경기 첫 승리의 기운이 대회 끝까지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 장혜지(21)-이기정(23)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첫 경기를 산뜻한 승리로 장식했다. 둘은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컬링 믹스더블 예선 1차전에서 핀란드의 오오나 카우스테(30)-토미 란타마키(50)를 9대 4로 꺾었다. 한국 선수단 중 첫 경기 주자로 나선 이들은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며 다른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실어 줬다.

패기로 뭉친 장혜지-이기정은 노련한 베테랑인 핀란드 선수들을 상대로 과감한 플레이를 펼쳤다. 선공 빨간색 스톤을 잡은 둘은 1엔드에서 3점을 뽑아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2엔드에서도 1점을 추가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3엔드에서는 장혜지-이기정의 빨간 스톤과 핀란드의 노란 스톤이 비슷한 거리에 있어 심판의 계측이 이뤄졌다. 빨간 스톤이 더 하우스(표적) 중앙에 더 가까운 것으로 확인돼 장혜지-이기정은 3엔드까지 5-0으로 앞섰다.
4엔드에서 접전 끝에 1점을 내준 장혜지-이기정는 5엔드에서 2점, 5엔드에서 1점을 허용해 5-4로 추격을 당했다. 하지만 7엔드에서 4점이나 회득해 핀란드의 기권을 받아냈다.

장혜지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가 한국 선수단의 첫 승을 올리게 돼 무척 기쁘다. 이런 기운을 받아 다른 선수들도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며 “첫 경기를 위해 열심히 준비했는데, 이겨서 후련하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우리의 목적은 좋은 성적을 올리는 동시에 컬링이 널려 알려지도록 하는 것이다. 관중이 경기 룰과 매너를 미리 숙지하고 오신 것 같다. 샷이 끝났을 때 환호해 주셔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기정은 “경기 전 많이 떨렸지만 즐기자는 마음으로 빙판에 섰다”며 “관중의 응원에 큰 힘을 얻었다. 우리가 잘할 때 큰 박수를 쳐 주시니 상대 선수들이 위축된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5엔드에서 핀란드에 2점을 내준 상황에 대해선 “초반에 크게 앞서 점수 차가 벌어지니 긴장감이 풀어졌다. 다음부터는 이런 위기를 겪지 않도록 집중력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믹스더블은 평창올림픽에서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캐나다, 스위스, 미국, 노르웨이, 핀란드 등 8개국이 출전한다. 출전국들은 모두 한 번씩 맞붙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상위 4개 팀을 가린다. 이후 1위 팀은 4위 팀과, 2위 팀은 3위 팀과 준결승전을 벌인다. 동메달 결정전과 결승전은 오는 13일 열린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