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사고의 병원체 중 가장 흔한 노로 바이러스에 어떤 식품이 오염돼 있더라도 감염성을 가진(식중독 유발) 바이러스만 ‘콕’ 집어내 찾아낼 수 있는 검사법을 국내 연구소가 개발했다.
이를 통해 식품에 오염된 노로바이러스가 실제 식중독을 일으킨 ‘진범’인지 여부를 감별할 수 있게 됐다.
세계김치연구소는 위생안전성분석센터 하지형 박사팀이 사람에게 감염성을 가진 노로바이러스만 ‘족집게’처럼 식별할 수 있는 진화된 분석법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노로바이러스는 장염, 식중독을 유발하는 수인성․식품매개 바이러스다. 식품 내 이 바이러스의 존재 여부는 현재 ‘세포배양법’(사람의 장 줄기세포 이용)과 ‘유전자분석법’을 이용해 확인하고 있다.
하 박사는 “세포배양법으로 분석하려면 사람의 장 줄기세포가 필요하고, 유전자분석법을 활용하면 감염성이 일체 없는 노로바이러스까지 함께 검출된다는 것이 기존 분석법의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세계김치연구소 연구진은 염색제로 사용되는 ‘PMA(Propidium monoazide)’를 처리할 경우 감염성이 있는 노로바이러스 유전자만 선택적으로 증폭되며 계면화성제 물질인 사르코실(sarkosyl)을 추가로 처리할 경우 PMA 반응을 더욱 촉진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연구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노로바이러스 분석법을 개발해 ‘애꿎은’ 노로바이러스를 검사 결과에서 배제하는데 성공했다.
사람이 노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평균 24~48시간의 잠복기를 거친뒤에 갑자기 오심, 구토, 설사의 증상이 발생한 후 48~72시간 동안 지속되다 빠르게 회복된다. 소아에서는 구토가 흔하고 성인에서는 설사가 흔하게 나타난다. 두통, 발열, 오한 및 근육통과 같은 전반적인 신체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세계김치연구소 하재호 소장은 “새 분석법 개발을 통해 식중독 바이러스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는 노로바이러스 검출 후 ‘진범’(식중독 원인균) 여부를 놓고 논란이 생기는 것을 원천 차단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인 ‘환경오염(Environmental Pollution)‘ 올 2월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