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의 대규모 국외 손실이 공개되면서 호반건설이 인수를 철회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매일경제는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더 이상 추진하지 않고 철회한다고 8일 보도했다.
이번 매각에 정통한 IB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대규모 국외 손실 공개와 관련해 매일경제에 “호반건설이 현장실사를 못한 상태에서 이런 대규모 부실을 알게 돼 크게 당황했을 것”이라며 “대우건설에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처럼 큰 손실을 감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호반건설과 대우건설은 양해각서(MOU)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여서 매각이 결렬돼도 양측 큰 문제는 없는 상태다. 대우건설은 올해 초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 장기 주문 제작한 기자재에 문제가 생긴 것을 발견하고 재제작에 들어가 지난해 4분기 실적에 3000억원의 잠재 손실을 반영했다.
이로인해 7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해 영업이익도 4373억원으로 축소됐다.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매출액은 2조9146억원이다. 3분기 국외 사업장 손실규모는 855억원에서 4225억원으로 급증했다. 산업은행도 이같은 손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매일경제에 “대우건설은 상장사이기 때문에 실적 발표 이전에 우리 측에서 알 수 없다”며 “매각 주간사나 호반건설도 3분기 실적 기준으로 인수가치를 판단했으며 모로코는 돌발 상황이라 고려하지 않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제는 국외 손실이 모로코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우건설은 현재 카타르, 오만, 인도, 나이지리아,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싱가포르 등에 국외 사업을 진행 중이다. 때문에 아무리 재무력이 탄탄한 호반건설이라도 대우건설의 국외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추가적인 손실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