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BJ 영상 ‘무단 사용’한 지상파 방송… ‘정정 보도 후 사과’

입력 2018-02-06 17:14

KBS가 유튜브 BJ 양팡의 영상을 무단으로 사용했다가 사과 방송을 했다. 심지어 보도 내용과 전혀 관계없는 영상을 이용해 이를 정정했다.



KBS2는 ‘생방송 아침이 좋다’ 방송 중 무개념 손님들로 인해 쓰레기 폭탄을 맞은 펜션 업주들에 대해 지난 1일 보도했다. 매체는 지난해 5월 부산에 위치한 한 모텔 객실이 밀가루, 날달걀 등으로 피해를 입은 일이 있었다며 객실 내부 사진을 방송했다. 아나운서는 “인터넷 방송하는 사람이 사이버 머니를 받기 위해 모텔에서 밀가루와 날달걀 던지는 상황을 연출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뒤이어 양팡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 영상이 자료화면으로 나왔다. 이 영상은 양팡이 인기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을 패러디하기 위해 밀가루를 눈처럼 뿌리며 촬영한 것이다. 촬영은 양팡의 집에서 진행됐다. ‘모텔 주인이 BJ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는 보도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영상이었다. 양팡은 “다른 BJ가 한 행동인데 내 영상을 허락 없이 사용해 내가 무개념 BJ인 것처럼 됐다”고 밝혔다.

사진=양팡 YangPang

이날 저녁 양팡은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하며 “KBS에 연락했더니 개인적으로 사과를 할 순 있지만 공중파 방송이기 때문에 정정 보도는 힘들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후 아침이 좋다 홈페이지에 1500개 정도의 항의 글이 게시됐다.


KBS는 결국 5일 프로그램이 끝날 때쯤 “지난 1일 방송된 ‘난장판 된 펜션의 속앓이’ 내용 중 모텔을 난장판으로 만든 BJ 영상은 본 내용과 관련이 없는 자료 영상이었음을 알려드린다”고 정정했다. 아나운서는 “피해 본 영상 제작자에게 사과의 말씀 전해드린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정정 보도 후 네티즌들은 양팡의 유튜브 계정에 “좋은 선례를 만든 것 같아 다행이다” “악플에 많이 시달렸을 텐데 고생 많았다”와 같은 댓글을 남겼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