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 여자 봅슬레이 2인승 대표팀이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기존에 사용하던 일본산 썰매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그동안 이들을 후원한 일본 기능공들은 소송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며 공방을 예고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6일 일본의 ‘변두리 봅슬레이 프로젝트 추진위원회’와 썰매 사용 계약을 맺은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이 평창올림픽에서 일본 썰매의 사용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변두리 봅슬레이 프로젝트는 일본 도쿄 지역 기능공들이 모여 2011년 시작했다. 첨단소재를 동원해 만드는 봅슬레이 썰매를 소규모 공장의 기술력으로도 충분히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자는 뜻을 모은 것이다. 그러나 일본 대표팀은 이들이 만든 썰매를 외면했고, 대신 2015년부터 자메이카 대표팀에게 썰매를 지원했다. 이어 후원금도 마련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메이카 대표팀이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자 이들은 환호했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은 1993년 개봉한 영화 ‘쿨러닝’의 모델로, 대표팀이 일본 썰매를 타고 국제 대회에 출전한다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자메이카 대표팀이 일본 썰매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자메이카 대표팀은 지난해 12월 있었던 한 국제 대회를 시작으로 일본 썰매 대신 라트비아제 썰매를 타고 있다. 대표팀은 “일본 썰매는 속도가 느리다” “규격 위반으로 실격 위험이 있다” 등의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일본 기능공들은 “우리 썰매가 더 느리다는 주장에 근거가 없다”며 “규격 문제도 확실하게 다뤘다”고 반박했다. 현재 이들은 자메이카 대표팀이 계약 위반을 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