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 들러리가 피로연에서 술을 과도하게 먹어 숨졌다. 경찰은 ‘강요’에 의한 것인지 수사 중이다.
중국 광저우 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정(17)씨는 지난달 23일 광둥성 메이저우시에서 열린 결혼식 피로연에 참석했다.
신부와 절친한 사이였던 그녀는 행복한 마음으로 ‘신부 들러리’가 되었다.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하지만 평소 술을 마시지 않던 정씨에게는 ‘피로연’이 문제였다.
중국에는 독특한 피로연 문화가 있다. 성혼서약을 마친 신랑과 신부가 하객 테이블을 돌며 도수가 높은 증류주인 백주를 따라주거나 받는 것이다.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 모두와 인사를 나눌 수 있어 결혼식 과정 중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때 신부가 하객에게 받은 술을 마시길 원치 않으면, 대신 신부들러리가 마시게 되어있다. 정황상 정씨는 술을 마셔야 했다. 친구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술을 거절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었다.
피로연은 새벽 1시쯤 마무리됐고 정씨는 만취상태였다. 정씨는 남성 두 명을 도움을 얻어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 날 그녀는 깨어나지 못했다. 이튿날 엎드려 숨진 채로 발견된 것이다. 경찰은 “평소 술을 잘 못하는 여성이 과도하게 알코올을 섭취해 심장에 무리가 온 것으로 추측된다”며 “자세한 사안은 수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강요’가 있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유족은 “딸이 연회장에서 술을 마실 수밖에 없었다”면서 “신부가 술을 거절했기 때문에 이것이 곧 강요나 마찬가지였다”고 주장했다.
친구들은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다”며 “스스로 마신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