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강원도 철원6사단에서 도보로 지나던 이모(당시 22세) 일병은 인근 사격장에서 직선으로 날아온 ‘유탄’에 맞아 숨졌다. 이와 관련해 사격장 사로 표적 고장과 출입통제 초소 미비 등 관리가 부실한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됐다고 JTBC가 5일 보도했다.
이 사건의 군 조사 기록에 따르면 당시 사격장 사로 8개 가운데 2개가 고장난 상태였다. 그마저도 3개 사로에서는 30m 앞 표적이 고장난 상태였다. 정상적으로 가동된 사로는 3개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당시 사격훈련은 자세를 바꿔가며 다양한 거리의 표적을 쏘는 훈련이었는데, 3개 사로에서는 30m 표적이 있을 법한 곳에 6발씩 연사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소총의 반동이나 자세 변경 시 총구 방향 등을 고려하면 표적 없이 하는 훈련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군은 표적 위치만 강조하며 사고와 무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숨진 병사가 사고를 당한 곳에는 출입 통제 초소도 없었다. 폭우로 초소가 떠내려갔지만 복구를 하지 않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사격장은 가장 빈틈없이 일 처리가 돼야 하는 공간인데 총체적 부실이 집약돼 있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군은 사단장 등에 대한 징계 결정을 계속 미루고 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