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양종인(사진)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03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건강검진 수검자 9만9451명의 대변 샘플 19만7422건을 분석한 결과 약 3.4%에서 기생충이 발견됐다고 5일 밝혔다.
가장 많이 발견된 기생충은 간흡충으로 전체 건강검진자의 1.5%가 감염돼 있었다. 간흡충은 특히 담도암을 유발하는 1급 발암원인생물체로 알려진 기행충이다. 따라서 감염 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예방을 위해서는 자연산 민물고기를 회로 먹는 식습관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간흡충증 감염률은 최근 조사기간 중 해가 갈수록 감소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는데, 이는 건강검진 결과 상담 과정에서 간흡충과 민물고기 생식의 위험성을 교육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분석해다.
간흡충에 감염된 사람 중 처음 검진을 받은 사람이(1.1%) 두 번째 이상 검진을 받은 사람(0.4%)보다 두 배 이상 많아, 한 번이라도 의사와의 상담 경험이 있는 사람이 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도표]2003~2013년 중 연도별 기생충 및 충란 양성율
대변에서 기생충 알이 발견된 사람의 복부 CT와 초음파, 그리고 대장내시경 결과를 각각 분석했을 때 간흡충 알이 발견된 사람의 초음파 또는 CT 검사에서 간흡충이 있는 것으로 보인 경우는 약 2.5%였다.
그러나 대변에서 편충의 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사람의 대장내시경에서 편충이 발견된 경우는 약 9%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생충 감염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는 대변검사가 여전히 가장 효율적이고 정확한 검사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양종인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주로 수도권 도심에 거주하고 있는 건강검진 수진자에서도 약 3.4%의 낮지 않은 기생충감염이 나타났고 그 중 간흡충증이 가장 흔하다는 것은 민물고기의 섭취를 피하도록 하는 대중 교육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 국가 대장암검진으로 제출하는 대변 검체에 기생충 검사를 추가하면 간흡충의 발견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1971년부터 장내기생충 감염 실태조사를 시행해왔으며 첫 실태조사에서는 84.3%의 충란양성률을 보였으나 꾸준한 장내기생충 퇴치사업을 진행해온 결과 2012년 실시된 제8차 장내기생충 감염 실태조사에서는 기생충 감염이 2.6%로 나타났다.
그러나 간흡충 양성률은 제1차 4.6%에서 제5차 (1992년) 2.2%로 다소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7차 조사에서 2.9%로 6차 조사(2004년) 1.4%보다 두 배 이상 증가를 보여 우리나라 장내기생충 중 가장 높은 감염률을 보이고 있다.
간흡충(C. sinensis)은 우리나라 5대강 유역(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 섬진강)을 중심으로 유행지역을 형성하고 있으며, 특히 강 주위에 거주하는 국민들의 참붕어 등 민물고기 생식 습관을 따라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대변검사로 검출되는 장내기생충질환 감염증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연구결과는 SCI급 국제 학술지 미국열대의학회지 최근호(제97권)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