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사립고 교사가 수년간 동료 교사들의 집단 따돌림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족들은 “학교 재단도 알고 있었지만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전북지방경찰청은 지난 1일 오전 11시 30분쯤 전북 익산시 황등면의 한 아파트 15층에서 교사 A(53)씨가 투신해 숨졌다고 4일 밝혔다. A씨가 숨진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교장, 교감 선생님, 교직원, 학생,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동료 교사의 괴롭힘 때문에 죽는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유족들은 “(A씨가) 수년간 괴롭힘이 지속되고 부당한 처사에도 몰렸다”며 “A씨가 제대로 저항하지 못한 것은 사립학교 교사이기 때문에 학교를 옮길 수 없는 처지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족 B씨는 “A씨가 지난해 6월 동료 교사가 괴롭힌다고 하소연을 했다”고 5일 노컷뉴스에 전했다.
유족들은 지난해 A씨 휴대전화에 녹음된 동료 교사와의 세 차례 통화 내역도 공개했다. 통화에서 A씨는 매번 격앙된 목소리로 대화를 이어갔고 쌍방 간에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한 녹취록에서는 A씨가 “왜 ‘야야’ 거려요. 저도 나이가 52살이에요”라고 하자 동료 교사가 “야, 인마 52살 처먹었으면 XX, 똑바로 해”라고 말하기도 했다.
B씨는 “망인과 가족뿐 아니라 애들을 가르치는 교육현장에서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있으면 안 되니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