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선수들 우리 시스템 열심히 배워… ‘언어 차이’ 있더라”

입력 2018-02-05 00:30 수정 2018-02-05 00:33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4일 인천 선학국제빙상장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스웨덴과 평가전을 가졌다. 단일팀 김희원이 공격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베일 벗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세라 머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4일 인천 선학국제빙상경기장에서 열린 최종 평가전에서 아쉽게 1대 3으로 패했다.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들과 합을 맞춘지 1주일밖에 되지 않았고, 상대가 세계 랭킹 5위인 스웨덴인 것을 고려하면 “좋은 경기였다”고 했다.

머리 감독은 이날 평가전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 선수들과 1주일 정도 기존 시스템 전술에 맞춰 같이 연습했다. 북한 선수들이 이걸 잘 외웠고, 우리 시스템에 잘 맞춰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7월 스웨덴과 했을 때 한쪽으로 치우쳤다면 오늘 경기는 대등하게 했다고 생각한다”고 호평했다.

미디어데이 행사에는 머리 감독과 북한의 박철호 감독, 한국 선수 박종아, 북한 선수 정수현이 참석했다. 경기에서 유일하게 득점한 단일팀 주장 박종아 선수도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스포츠를 하는 거니까 크게 어려운 건 없다고 생각한다”며 “북측 선수들도 우리 시스템에 맞추니 크게 어려운 게 없다”고 말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인천선학국제빙상장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스웨덴 대표팀과의 평가전'을 마치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박종아 선수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단일팀 내의 문제는 전술이나 경기력이 아닌 ‘언어 차이’에 있었다. 머리 감독은 “북측이 남측에 적응하도록 미팅 많이 했다”며 “북측 선수가 배우려는 의지가 강해서 선수들에게 많이 물어봤다. 남북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영어로 진행하고 남측 언어, 북측 언어로 진행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전했다. 박종아 선수는 “운동 중에 저희도 모르게 나오는 얘기를 서로 못 알아들어서 어려운 면이 있었다”며 “조금씩 맞춰가다 보니까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 같다”고 했다.

머리 감독은 단일팀 구성 과정에서 벌어진 논란에 대해 “이런 상황이 안타깝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라며 “조금만 더 가다듬으면 강팀들을 상대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경기장에는 애국가 대신 아리랑이 울려퍼졌다. 링크를 가득 채운 관중들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우리는 하나”라고 외쳤다. 다만 단일팀의 팀 구호는 평소와 같았다. 박종아 선수는 “주장으로서 우리가 집중해야 한다고 팀원들에게 강조했다”며 “우리가 외친 구호는 ‘팀 코리아’였다”고 소개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