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튼의 ‘이순신 마스크’ 평창에서 못본다… 이유는?

입력 2018-02-04 14:15 수정 2018-02-04 14:19
사진 = 아이스하키 대표팀 주전 골리 맷 달튼. 안양 한라 제공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새겨진 마스크를 볼 수 없게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정치적 의사가 들어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IOC 규정상 ‘국가정체성과 관련된 정치적 메세지 또는 슬로건을 글로 표현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IOC는 올림픽을 앞두고 출전국 선수들의 장비를 검열했는데, 그 결과 마스크에 그려져 있는 이순신 장군 그림이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석했다.

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3일 “IOC와 IIHF로부터 정치적인 이유에서 달튼이 현재 헬멧을 착용할 수 없다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규정에 대해서는 철저한 IOC와 IIHF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헬멧을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슷한 사례로 과거 체코가 올림픽에서 헬멧에 개국 공신을 그려 넣었다가 IOC에게 제재를 받은 경우가 있다. 또한 2012 런던 올림픽에선 박종우가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플래카드를 들었다가 IOC로부터 시상식에서 동메달 수여를 보류 당하기도 했는데, 당시 박종우는 경기가 끝난 후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사진 = 맷 달튼의 이순신 마스크. SBS Sports 방송화면 캡처

‘이순신 마스크’는 캐나다 귀화 선수인 골리 맷 달튼이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각오를 다지기 위해 ‘임전무퇴’의 정신을 담아 특별 제작한 것이다.

골리 마스크의 뒤통수 부분에는 태극기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으며, 마스크(헬멧) 왼쪽은 푸른색, 오른쪽은 붉은색을 담아 태극마크의 상징성을 담아냈다. 파란 색 부분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그림이 새겨졌다.

달튼은 3일 인천 선학빙상장에서 열린 카자흐스탄과의 평가전에서 ‘이순신 마스크’를 쓰고 출전하기도 했다.

달튼은 “IOC의 결정을 듣고 굉장히 실망했다. 동의할 수 없지만 규정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며 한숨을 내셨다. 이어 달튼은 “이순신 장군에 대한 역사는 충분히 알고 있다”며 “올림픽에서 쓸 수 없어 아쉽지만 장비 담당자와 상의해 고쳐서 쓰고 나가겠다”고 밝혔다.

송태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