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킬빌’에서 수백명의 적들을 물리친 ‘전사’ 우마 서먼도 현실에선 성폭력의 대상이 된 ‘약자’였다. 할리우드 배우 서먼은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도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에게서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서먼은 영화 ‘펄프 픽션’와 ‘킬빌’ 시리즈의 주연을 맡았다. 이 영화는 와인스틴이 설립한 미라맥스 스튜디오가 제작했다. 서먼은 인터뷰에서 1994년 개봉한 ‘필프 픽션’ 이후 와인스틴이 영국 런던 사보이호텔 방에서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와인스틴은) 나를 밀치고 자신을 노출하려 했다”며 “그는 모든 종류의 불쾌한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당시 호텔 아래층에서 서먼을 기다렸던 친구 일로나 허먼도 증언했다. 그는 엘리베이터에서 흐트러진 모습으로 나타난 서먼이 몸을 떨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허먼은 또 서먼이 할리우드의 거물인 와인스틴에게서 커리어를 망칠 수도 있다는 협박을 들었다고도 말했다.
와인스틴 측은 25년 전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신체적인 성폭력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와인스틴의 변호사 벤 브래프먼은 “와인스틴이 25년 전 서먼에게 치근거려 곤혹스럽게 한 점은 인정한다”며 “그는 후회하면서 즉시 사과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왜 이 일을 25년이 지난 뒤에야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서먼의 폭로에 대해 법적 대응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편 서먼은 ‘킬빌’ 촬영 당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위험한 스턴트 연기를 강요해 뇌진탕을 일으키고 목과 무릎 등을 다쳤다고 밝히기도 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