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방영된 사무장 성형외과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엔 ‘그것이 알고싶다 성형외과’가 1위를 차지했고 연관 검색어엔 ‘사무장 성형외과’가 등장했다. 네티즌들이 추측한 성형외과의 홈페이지는 접속자가 폭주해 마비되기도 했다.
사무장 성형외과는 의사 면허를 빌려 성형외과를 개원한 곳을 말한다. 해당 병원들은 사무장과 의사의 은밀한 거래로 이뤄지는 만큼 환자들은 물론 실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조차 사무장 성형외과라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내부 고발자의 제보 없이는 사무장 성형외과임을 밝히기 쉽지 않다.
지난 3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강남 초대형 성형외과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김모씨의 행적을 쫒으며 성행하고 있는 사무장 성형외과의 실체를 파헤쳤다. 제작진은 김씨를 찾아 달라는 다수의 제보자와 병원의 궂은 일을 도맡았다는 사촌동생 김현수씨의 요청에 따라 추적을 시작했다.
2015년 5월 사라진 김씨는 2004년 의사 면허를 빌려 첫 성형외과를 개원했다. 이후 타고난 영업력을 발휘해 4개의 성형외과를 잇따라 열며 수십억 원대의 현금 자산가가 됐다. 성형외과 직원에서 시작해 중국 성형 한류 붐을 타고 강남 초대형 성형외과의 실소유쥬가 됐다.
그러나 쌍꺼풀 수술을 받던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김씨는 수술방에서 일반인이 환자에게 주사를 놓은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간호사가 대신 수술했다는 거짓 고백을 하도록 종용했다. 수술한 의사의 면허가 취소되는 것과 사무장 성형외과라는 사실이 밝혀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사건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지방 흡입 수술을 받던 중국인 환자가 사망했으며 이 사건은 중국 언론에도 대대적으로 보도돼 파장이 일었다. 제작진은 해당 병원에 근무했던 전직 직원을 만나 사고 당시 집도 의사가 심폐소생술(CPR)조차 할 줄 몰랐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전했다.
또 사촌동생 김현수씨를 통해 병원의 비밀 장부를 입수했다. 비밀 장부엔 브로커의 연락처와 지급 내역, 직원들의 급여 대장까지 상세히 기록돼 있었다. 김씨는 직원들 몰래 직원들의 통장을 개설해 현금 수익을 빼돌린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은 김씨를 명의도용으로 고소했다.
제작진은 사무장 병원을 설계해 주는 전문컨설팅 업체도 직접 접촉해 여전히 횡행하고 있는 실태를 보여줬다. 김씨와 함께 병원을 운영했던 윤모원장은 의료사고로 면허가 취소됐다. 하지만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의 고객에게는 윤 원장의 이름으로 예약이 진행되고 있었다.
제작진은 윤 원장이 면허 취소 후에도 활동을 하고 있거나 병원의 마케팅에 이용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방송 직후 네티즌들은 해당 성형외과를 추측하고 있다. 네티즌들이 추측한 병원의 홈페이지는 접속자가 폭주해 현재 접속이 불가한 상태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