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가 주한 미국대사직에서 낙마한 데 이어 캐슬린 맥팔랜드 주싱가포르 미 대사 내정자가 자진 사퇴했다.
맥팔랜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사 지명 철회를 요청했다고 2일(현지시간) 백악관 관계자가 밝혔다. 맥팔랜드는 지난해 4월에 지명 받고도 여태까지 상원의 인준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트럼프 정권과 러시아의 유착 스캔들에 깊이 연루된 탓에 낙마한 것으로 보인다.
맥팔랜드는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측근으로 플린 밑에서 NSC 부보좌관을 지냈다. 지난해 플린이 러시아 스캔들 때문에 낙마한 뒤 맥팔랜드도 NSC에서 물러나 주싱가포르 대사로 지명됐다.
그러나 이후 맥팔랜드는 의회에서 2016년 말 플린과 주미 러시아대사가 접촉한 사실을 모른다고 증언해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지난해 말 상원은 맥팔랜드 대사 지명 건을 다시 백악관으로 돌려보냈는데, 백악관은 지난달 재지명을 강행했다. 맥팔랜드는 백악관의 재지명에도 불구하고 상원 인준이 불투명해지자 자진 사퇴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맥팔랜드가 물러나기로 해 실망스럽다”며 “일부 민주당 의원이 중요한 포스트에 적임자를 보내는 것보다 정치놀음을 택한 결과”라고 비난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가 아직 대사 지명을 못한 곳이 31개국, 지명은 했으나 인준을 받지 못해 공석인 곳이 10개국에 달한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