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선수촌에 콘돔 11만개 배포… 왜 이렇게 많이?

입력 2018-02-03 07:28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개막을 8일 앞둔 1일 오후 강원 강릉시 강릉선수촌에서 열린 개촌식에서 비둘기와 하트 모양의 풍선이 하늘로 날아가는 세리머니가 연출되고 있다. 뉴시스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약 11만개의 콘돔이 선수촌 등에 배포된다. 올림픽 개최국 조직위원회는 늘 장기간 선수촌에 머물며 생활하는 이들을 위해 콘돔을 준비한다. 평창올림픽은 동계올림픽 중 역대 최다 인원(2925명)이 참가하는 만큼 배포되는 콘돔도 역대 최대 규모다. 선수 1인당 약 36개 꼴이 된다. 올림픽 조직위는 콘돔을 왜 이렇게 많이 배포하는 걸까?

3일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콘돔은 선수촌 및 경기장 시설 곳곳에 배포될 예정이다. 대한에이즈예방협회가 1만개를 준비했고, 나머지 10만개는 국내 브랜드 컨비니언스의 ‘바른생각’이 기증했다. 조직위는 “선수촌과 메인 프레스센터, 메인 빌리지에서 콘돔을 배포하고 의무실과 화장실에도 비치한다”고 밝혔다.

선수촌에 보급되는 콘돔 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였다. 당시 8500개가 배포됐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는 10배 가까운 9만개가 선수들에게 전달됐다. 역대로 가장 많은 콘돔을 배포한 건 리우올림픽 때로 무려 45만개였다.

사진=ESPN 제공

ESPN 매거진의 2012년 기사 (아침에도 메달을 따시겠습니까?)에는 올림픽 선수들의 성문화를 엿볼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여자축구 경기에 출전했던 호프 솔로(36·미국)는 ESPN 인터뷰에서 “선수들은 올림픽이라는 하나의 목표 때문에 자연스럽게 동질감이 생긴다”며 “우연히 마주쳐도 ‘무슨 종목이에요?’라는 말로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뤄지고 곧 매우 친밀한 관계가 되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 사이에는 ‘선수촌에서 일어난 일은 선수촌에 남는다’는 말이 불문율처럼 돌아다닌다”고도 했다.

‘테스토스테론과 운동’(Wood & Stanton, 2012)이란 논문은 격렬한 운동과 치열한 경쟁을 직접 할 경우는 물론이고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테스토스테론이 증가하는 결론을 내렸다. 테스토스테론의 증가는 남녀 모두에게 성욕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 선수촌은 그런 이들로 가득한 곳이어서 선수촌 내 콘돔 보급은 일종의 전통이 됐다. 그리고 그 개수는 매번 늘고 있다.

신현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