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미국의 ‘핵전쟁 도발 책동’을 완전히 중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 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또 해당 사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해 줄 것도 요청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일 “이용호 외무상 동지는 한반도에서 북남관계 개선과 긴장 완화에로 향한 긍정적 변화가 도래하고 있는 시기에 이에 역행하는 위험한 군사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과 관련해 1월 31일 쿠테헤스 총장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 외무상은 “(미국이) 남북이 마주앉아 평화의 장을 열어나가는 시기에 핵 항공모함 타격단들을 비롯한 전략자산들을 조선반도 주변에 끌어들이면서 정세를 고의적으로 격화시키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또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 후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침략적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을 강행하겠다 공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림픽 이후 재개될 예정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견제로 해석된다.
이 외무상은 또 “우리는 앞으로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지만 그에 찬물을 끼얹는 불순한 행위에 대해서는 결코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더불어 “유엔은 마땅히 미국이 한반도와 주변에서 정세를 긴장시키고 온 세계를 핵전쟁의 참화 속에 몰아넣을 수 있는 위험한 놀음을 벌여놓는 데 대하여 침묵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한·미 양국이 동계올림픽 기간 하지 않기로 한 키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을 재개할 것을 염두에 두고 이 외무상의 선한을 통해 외교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 외무상은 유엔 안보리 절차규정 제2장 6조에 근거해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방해 행동 금지 안건을 안보리에 상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