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집사마저… 김백준 ‘MB 국정원 자금수수에 관여’ 진술

입력 2018-02-01 17:59
사진=뉴시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산 관리를 도맡으며 ‘MB 집사’로 불린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과정에 이 전 대통령이 관여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국정원 특활비 수수 의혹 등 검찰 수사에 대해 ‘보수궤멸’ ‘정치보복’ ‘짜맞추기 수사’라고 비난했지만,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최측근들의 불리한 진술이 연달아 나오면서 검찰 수사가 목전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최근 김 전 기획관으로부터 이 전 대통령에게 국정원의 지원 동향을 일정 부분 보고했으며, 사적인 목적으로 국정원의 자금을 받은 것도 아니라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기획관은 청와대 재직 시절 국정원에서 총 4억원 이상의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기획관은 혐의를 부인해왔지만 지난 17일 구속 후 특활비 전달에 관여한 국정원 예산관 등과의 대질조사 등을 거치면서 일부 혐의를 시인했다. 이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도 부인해온 그가 최근에는 전향된 진술을 내놓은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을 옹호해온 김 전 기획관은 구치소에 수감된 뒤로는 이 전 대통령 측과는 면회도 하지 않는 등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의 고려대 상대 2년 선배이기도 한 김 전 기획관은 1977년부터 시작해 이 전 대통령과 40여년간 인연을 맺어왔다. 그는 이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08년 인수위 시절부터 임기가 끝나는 2012년까지 인수위 비서실 총무 담당 보좌역, 청와대 총무비서관, 총무기획관을 지냈다.

최측근 인사들의 불리한 진술이 잇따르면서 법조계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이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시기는 대회 폐막 직후라는 전망도 나온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