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차례 교통사고로 10억 뜯어낸 사기단…수법 보니 ‘타깃팅’

입력 2018-02-01 17:47
픽사베이 제공

법규 위반 차량을 노려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후 수리비와 합의금 명목으로 10억원 가까운 돈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전주 덕진경찰서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혐의로 김모(32)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이모(32)씨 등 3명을 추적 중이라고 1일 밝혔다. 김씨 일당의 범행을 도와준 혐의로 정모(30)씨 등 18명도 불구속 입건됐다.

김씨 일당은 2010년부터 최근까지 156차례에 걸친 고의 교통사고를 냈다. 이후 운전자들에게 합의금과 수리비 명목으로 9억8000여만원을 뜯어냈다.

이들은 벤츠와 BMW, 아우디 등 고급 외제차를 구입해 몰고 다니며 고의 사고를 계획했다. 교차로에서 진로 변경을 하거나 음주운전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차량을 범행의 타깃으로 삼았다. 그런 다음 목표 차량을 뒤쫓아 일부러 충돌 사고를 내고 합의금을 요구했다.

보험사의 의심을 피하고자 차량 명의를 수시로 바꾸는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 추적을 피해 차량 번호판 변경과 도색도 주기적으로 했다. 또 합의금을 늘리기 위해 지인을 동원해 차에 태운 뒤 고의 사고를 냈다. 이들은 가족과 전 여자친구, 동창 등을 공범으로 끌어들였다. 이런 방식으로 범행을 도운 이들에게는 범죄수익금 일부를 나눠주고 대부분의 돈은 김씨 등이 챙겼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사건은 차량에 동승한 공범 중 일부가 경찰에 신고하며 발각됐다. 신고자들은 범행에 가담했음에도 김씨 등이 범죄수익금을 주지 않자 신고했고 경찰 수사에 협조했다. 현재 경찰은 이들의 여죄를 수사하고, 달아난 이씨 등을 추적하고 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