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서 130명 대피소동 일으킨 ‘의문의 가방’, 알고보니…

입력 2018-02-01 14:47
뉴시스

제주국제공항에서 폭발물 의심 가방이 발견돼 공항 내 직원 13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공항을 혼란에 빠뜨린 가방은 단순 여행용 가방으로 20대 여성 여행객 3명이 일부러 놓고 간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의문의 가방은 지난 31일 오후 11시10분쯤 3층 여자 화장실에서 발견됐다. 항공기 운항이 모두 종료된 후 제주공항 청사 정밀 수색에 나선 공항경찰대가 발견한 여행용 가방 3개였다.

제주국제공항 3층 여성 화장실서 발견된 가방 3개를 EOD(Explosive Ordnance Disposal·폭발물처리반) X-ray로 판독한 모습. 뉴시스

공항경찰대는 EOD(Explosive Ordnance Disposal·폭발물처리반) X-레이 판독 결과 가방이 폭발물 의심 물체로 판단되자 공항 내 대피방송을 실시했다. 당시 공항 내 근무 중이던 야간 작업자와 상주 직원 130여명은 공항 밖으로 긴급 대피했다.

이후 경찰과 국정원, 기무사, 공항공사 등으로 구성된 합동조사팀이 해당 가방을 조사했고, 이는 단순 여행용으로 확인됐다. 가방 안에는 여성용 고데기와 휴대전화 보조 배터리 등 평범한 여행용 물품이 들어 있었다.

지난 1월31일 오후 11시10분쯤 항공기 운항 종료 후 제주공항 청사 정밀 수색에 나선 공항경찰대가 3층 여자화장실에서 발견한 여성용 가방 3개. 뉴시스

경찰은 공항 내 CCTV 영상 등을 분석해 가방의 주인을 찾아냈다. 영상에는 20대 여성 3명이 화장실에 가방을 가지고 들어가 빈손으로 나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들은 다음 날 오전 3시30분쯤 공항을 다시 찾았고 경찰이 신원을 확보했다.

여성 3명은 서울에서 제주도로 여행을 온 관광객이었다. 숙박비를 아끼기 위해 제주 시내 PC방에서 시간을 보냈고, 편안한 이동을 위해 가방을 공항 화장실에 두고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가방 해체과정에서 여행용 가방이 파손된 것을 고려해 관련 규정에 따른 손실 보상을 검토 중이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