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하원 본회의장에서 취임 후 첫 국정연설을 했다. 강한 미국을 강조하며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상황이 자신의 취임 후 어떻게 변화했는지 강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는 ‘팩트체킹(Fact checking)’에 앞 다퉈 뛰어들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정치인의 연설이나 발언에 오류가 있는지 검증하는 작업은 1980년대부터 보편화됐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국정연설의 ‘오해와 진실’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1. 대선 이후 제조업 20만개를 포함해서 240만개의 새 일자리가 생겼다?
수치는 맞지만 맥락이 이상하다. 미국 경제는 2016년 대선 이후 16만9000개의 일자리를 추가로 생성했지만 이전 7년간 평균 18만5000개를 만든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감소한 상황이다.
2. 흑인(African-American) 실업률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맞다. 흑인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6.8%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런 추이는 줄곧 지속돼 왔고,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첫해가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는 의문이다.
3. 수년간의 정체 끝에 마침내 임금이 오르고 있다?
거짓이다. 임금이 오르는 것은 맞지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보다는 상승률이 낮다.
4. 애플은 3500억 달러(약 374조원)에 달하는 투자와 2만명 신규 고용 계획을 발표했다?
맥락이 중요하다. 애플이 향후 5년동안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혔지만, 이는 과거의 지출 경향(2750억 달러)을 지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투자는 370억달러(약 40조원) 정도다.
5. 많은 회사가 미국에 공장을 짓고 확대하고 있다. 이는 수십년 동안 볼 수 없었던 것이다?
과장된 설명이다. 몇몇 자동차회사가 트럼프 정부 들어 새 공장을 짓거나 확대하겠다고 말했지만 “수십 년동안” 없었던 일은 아니다. 예를 들면 도요타는 미시시피에 2011년 공장을 열었다. 트럼프 취임 이후 자동차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밀려들지도 않았다. 실제로는 1년 전과 비교하면 줄었다.
6. 미국은 이제 자랑스러운 에너지 수출국이다?
오해 소지가 있는 발언이다. 전체적으로 미국은 아직 에너지 순수입국이다. 다만 2020년대에는 에너지 순수출국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 분석에 따르면 미국은 1957년 이후 처음으로 2017년에 천연가스 순수출국이 됐다. 그리고 석탄 순수출국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전히 석유 순수입국이다.
7.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감세를 단행했다?
거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하나도 없지만 이 같은 주장을 계속할 것이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당시 감세가 경제 규모에 비해서나 연방정부 수입에 미친 영향으로 보나 가장 컸다. 최근에 통과된 감세안은 경제 규모와 비교할 때 미국 역사상 12번째 수준이다.
8. 세 번째 축은 기술이나 가치, 국민의 안전 등에 대한 고려 없이 무작위로 영주권을 주는 비자 추첨제를 끝내는 것이다?
거짓이다. 비자 추첨제는 미국 이민율이 낮은 나라에 5만개의 비자를 제공하는 것이다. 국무부 가이드에 따르면 지원자는 반드시 고학력자이거나 최근 5년 중 2년간 일자리 경험이 있어야 한다. 아울러 신체검사를 통과해야 하며 범죄 기록이 없어야 한다. 비자를 받는 이들은 수개월이 걸리는 백그라운드(배경) 체크도 통과해야 한다.
신현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