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팀, 뇌파실험으로 ‘유유상종’ 입증… 온라인선 더 심해져

입력 2018-02-01 10:21 수정 2018-02-01 14:57
게티이미지뱅크

“끼리끼리 논다”는 옛말은 사실이었다. 친한 친구일수록 두뇌 활동마저 비슷했다.

미국 대학 공동연구팀은 최근 실험 참가자 42명에게 뉴스·음악방송·코미디·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장르의 영상을 보여준 뒤 뇌의 어느 부위에서 변화가 일어나는지 뇌스캔 검사를 진행했다.

그랬더니 친구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매우 비슷한 뇌파 반응이 나타났다. 친한 사이일수록 정서적 반응과 논리적 사고 등에 관여하는 뇌 신경 패턴에 유사성이 높았다.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친구의 친구’도 친구만큼은 아니지만 낯선 사람보다는 유사성을 보였다. 뇌가 어떤 영상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만 봐도 누가 누구와 친구인지 예측할 수 있는 셈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캐럴린 파킨슨 박사는 “친구 사이인 사람들은 주변 세상을 매우 비슷한 방식으로 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사실 과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유유상종’이 과학적 타당성을 갖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이번 연구가 ‘친할수록 더 비슷해진다’였다면 반대로 ‘비슷한 사람들이 만나 친해진다’는 연구는 오래 전부터 진행돼 왔다. 나이, 외모, 민족, 기타 인구통계학적 분류가 같은 사람끼리 어울리기 쉽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런 성향이 인터넷 세상인 SNS로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 다트머스대학 탈리아 휘틀리 뇌과학 교수는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면 생기는 단점이 디지털 시대를 맞아 증폭되고 있다”면서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만 주변에 있으면 같은 생각이 단단해지면서 상대 의견을 수용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사회문제 등에 대한 의견이 한쪽으로 치중될 수 있다”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정보가 제공되는 게시판만 찾아보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