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평가받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 북 콘서트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깜짝 등장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포옹했다. 두 사람의 조우를 오랜만에 본 대중들은 뭉클해했다.
양 전 비서관은 30일 오후 8시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세상을 바꾸는 언어’ 출간 기념 북 콘서트를 열었다. 양 전 비서관은 근황을 묻는 질문에 “시간이 지나면 그리운 사람들도 많고 그리운 것들도 많다”며 “그에 반해 점점 더 이게 내가 가야할 길이구나라는 생각이 갈수록 강해진다”고 말하던 그는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임 비서실장을 발견했다.
이후 객석에 불을 켜달라고 부탁한 양 전 비서관은 객석을 가리키며 “특별한 게스트가 오셨다”고 말했다. 양 전 비서관의 말에 임 실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했다. 관객들은 탄성을 질렀고 양 전 비서관은 객석으로 내려와 임 실장과 포옹했다. 두 사람은 손을 꼭 맞잡고 대화를 이어갔다.
“여기 오시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우려한 양 전 비서관은 “하지만 마음은 이해가 간다. 선배랍시고 정처 없이 떠돌고 먹고 살겠다고 책을 내고 잘하는지 걱정이 됐겠지만 대통령 비서실장이 여기와도 되냐”고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임 실장도 지지 않고 “청와대 직원들은 내가 여기 온 것을 모를 것이다”며 “여기 오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해 놓고 나만 왔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김형석씨 팬이라 왔다”고 덧붙였다.
“보고 싶어서... 본지 8개월이 넘었는데 잠깐씩 돌아올 때마다 코가 삐뚤어지게 술 한 잔씩 하고 그랬다”고 한 임 실장은 “많이 외로울 텐데 양정철 형이 씩씩하게 잘 견뎌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또 노는 시간이 주는 축복이 있다. 나도 참 많이 놀았다. 2008년 떨어지고 나서”라고 한 임 실장은 “사실 캠페인 할 때는 워낙 생각이 비슷해서 척하면 삼천리였고, 말을 안 해도 마음이 잘 맞아서 힘든 줄 모르고 했다”며 “늦게 끝나도 잠깐씩 대포 한잔씩 하는 맛에 견뎠다. 많이 그립다”며 손을 꼭 잡았다.
이어 임 실장은 “타지에 있다보면 아프면 서러우니까 꼭 부탁드리고 싶은 건, 낙관주의와 건강을 잘 부탁한다”며 “몸 잘 만들어 두라”고 당부했다. 이에 양 전 비서관도 “대통령과 비슷해 고지식한 분이라 끝까지 있으려고 할 텐데 내가 불편하다”며 “비서실장은 대통령 곁을 보좌하는 중책에 있는 분인데 내가 그럴 권한은 없고 여러의 명으로 들어가시라고 하자”고 제의했다.
그러자 임 실장은 “적당히 눈치껏 있다가 일어나겠다”고 말했고 얼마 되지 않아 북 콘서트 장을 떠났다. 이같은 모습이 담긴 영상이 동영상 공유 채널 유튜브 등에 잇따라 올라오며 화제를 모았다. 많은 네티즌은 “양종철과 임종석의 만남이 보기 좋다” “울컥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