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배우 고(故) 김주혁(45)씨가 사고 당시 타고 있던 차량에는 결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갑작스러운 사망 사고 원인은 또다시 오리무중에 빠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30일 “김씨 차량 감식 결과 급발진 등 차량 결함과 기계적 오작동을 논할 만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소견을 받았다”면서 “차량 내 블랙박스에 찍힌 사고 당시 영상에는 음성데이터가 기록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차량이 심하게 파손돼 정상적인 주행시험이 불가능했다”며 “(이번 감식 결과는) 파손 부품을 연결·교체한 후 시동을 걸고 가속해 센서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 같은 감정 결과를 이날 김씨 유가족에게도 전달했다.
국과수는 지난해 11월 2일 경찰로부터 사고 차량을 인도받아 차량결함 여부를 검사해왔다. 당초 차량 검사에는 한달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3개월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다. 국과수는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신중하게 감정했다”면서 “결과를 재차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차량 결함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김씨의 갑작스러운 사망사고 원인은 미스터리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실시한 부검에서도 약물복용이나 음주 등 교통사고 원인으로 볼만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의혹만 증폭되고 있다.
경찰은 국과수에 김씨 사망 원인에 대한 추가적인 의학적 판단을 요청할 계획이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