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BM ‘토익 갑질’ 조사해주세요” 靑에 청원한 취준생들

입력 2018-01-30 16:40

토익(TOEIC) 시험을 주관하는 YBM사를 조사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8일 “갑질 규정으로 취업준비생을 두 번 울리는 토익 주관사 YBM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조사해주세요”라는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대한민국의 평범한 취준생’이라고 소개한 청원자 A씨는 “YBM을 고발하기 위해 청원을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A씨는 “오늘도 저를 비롯한 수많은 취준생이 도서관과 학원, 카페를 전전하며 기업과 공공기관이 채용에 요구하는 소위 ‘스펙’을 마련하기 위해 청춘의 나날을 바치고 있다”며 “YBM은 토익시험 운영과 관련해 불공정 행위를 일삼으면서 납득할 수 없는 갑질 규정으로 취업준비생을 두 번 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다수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영어 능력 검증 수단으로 토익을 채택하고 있어 취업준비생이라면 예외 없이 토익에 응시해야 한다”며 ‘YBM의 행태’를 설명했다.

사진 =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A씨가 지적한 YBM의 첫 번째 문제는 ‘성적 발표’였다. 토익은 응시하기 두 달 전부터 접수가 가능하며 크게 정기접수와 특별접수로 나뉜다. 정기접수는 접수를 시작한 날부터 한 달간 받고, 정기접수 기간을 놓쳤다면 그 이후부터 시험 이틀 전까지 특별접수가 가능하다. 특별접수 기간에 접수하면 응시료의 10% 정도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문제는 토익 성적이 발표되기 전에 다음 회차 정기접수를 마감하는 데 있다. 토익은 응시 후 점수 발표까지 15일의 기간이 소요되는데, 자신의 점수를 모르는 응시자들은 ‘혹시 목표로 삼은 점수에 미치지 못 했을까봐’ 울며 겨자 먹기로 다음 시험에 접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A씨는 컴퓨터 채점 방식인 토익의 성적 발표가 지나치게 늦다는 점을 꼬집으며 “불가피하게 15일 이상 소요된다면 다음 회차 시험 접수 기간을 성적 발표일 이후로 연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A씨가 지적한 두 번째 문제는 ‘비싼 응시료’다. 현재 토익 응시료는 4만4500원이며 특별접수는 정기접수보다 10% 더 비싼 4만8900원이다. 수입이 없는 취준생들은 10%의 응시료라도 아끼기 위해 서둘러 시험 접수를 하게 된다. A씨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서서 YBM의 토익 시험 규정이 과연 공정한지 철저히 조사해 달라”며 “부족한 일자리 공급과 채용 비리로 좌절하고 있는 대한민국 취준생들이 취업 준비 과정에서 또 다른 ‘갑질’을 당하지 않도록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A씨가 올린 청원은 이틀 만인 30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참여자가 1만3500명을 넘었다. 청와대 국민청원은 30일 동안 20만명 이상이 추천한 경우 정부 및 청와대 관계자가 답변하게 된다.

이현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