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명박 27개월 만에 대면… 靑 “평창 초청” 李 “대승적으로 참석”

입력 2018-01-30 16:40 수정 2018-01-30 17:07

문재인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27개월여 만에 공식적으로 만난다. 청와대는 이 전 대통령에게 평창 동계올림픽 초청장을 직접 전달하기로 했고, 재임 기간 평창올림픽을 유치한 이 전 대통령 측은 “대승적 차원에서 참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이 적폐청산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뒤 한 달 만에 얼굴을 맞대는 것이다.

청와대는 30일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이 31일 오후 2시 이 전 대통령을 예방해 평창올림픽 초청장을 직접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앞서 이명박정부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불법 수수 의혹 등 검찰 수사와는 별도로 이 전 대통령에게 초청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청와대가 평창 동계올림픽에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며 “이 전 대통령은 대승적 차원에서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적인 행사가 열리는데 전직 대통령이 정쟁을 이유로 불참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은 최근 MB 정권에 대한 적폐청산 수사로 맞부딪힌 바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자신을 향한 검찰수사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으로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직접 거론하며 정치보복 운운한 데 대해 분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맞대응했다.

재임 기간 평창올림픽을 유치한 이 대통령이 평창 올림픽 참석을 결정하면서 문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은 갈등 한 달도 안 돼 대면하게 된다. 2015년 11월 김영삼 대통령 빈소에서 조우한 이후 2년3개월여 만이다.

문 대통령은 2009년 5월 29일 서울 경복궁에서 엄수된 노무현 대통령 국민장에서도 이 전 대통령과 만났다. 당시 백원우 민주당 의원(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이 전 대통령에게 “어디서 분향을 하나. 정치적 살인”이라고 항의하자 상주 역할을 하던 문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